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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Articles

국내 외화유동성 긴급지원 100억달러 규모

<정부, 은행에 달러 더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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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6 04:11 / 매일경제 / 김태근, 조시영 기자


정부가 은행권 달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로 100억달러 안팎의 외화유동성 공급방안을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중 발표한다. 15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기존 150억달러의 외화유동성 공급으로는 은행들의 달러 자금난을 해소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추가 대책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와 은행 자금부장들이 지난 13일 긴급 콘퍼런스콜을 통해 달러 지원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이 자리에서 정부가 100억달러의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는 안을 내놨다"고 말했다.

은행 자금부장들은 이 자리에서 시장 상황이 심각한 만큼 지원 규모가 많을수록 좋고, 시기도 가능한 한 빠르면 좋겠다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확한 지원 규모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면서도 "조만간 유동성 추가지원안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가 말한 '조만간'의 의미는 이르면 이번주 말, 늦어도 다음주 중으로 풀이된다.

자금 전달 창구로는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협의를 통해 두 은행 중 하나 또는 두 은행이 동시에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조치에 앞서 정부는 외화자금시장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외화유동성 150억달러를 공급해왔다. 1차로 지난 9월 말부터 최근까지 외국환평형기금 100억달러를 외환 스왑시장에 공급했고, 2차로 이달 초 수출입은행을 통해 50억달러를 시중은행에 직접 분배했다.

정부가 이번에 100억달러가량을 추가로 공급하면 정부의 총 외화유동성 지원 규모는 250억달러를 넘게 된다.

정부가 이처럼 달러를 직접 은행에 나눠주는 긴급 지원책을 쓰는 것은 시중은행이 겪고 있는 '달러 보릿고개'를 넘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번주 초 미국과 유럽 주요국 중앙은행이 달러 무제한 공급 방안 등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쏟아내 달러 차입을 위한 주변 여건은 좋아졌다. 실제 은행 간에 하루짜리 초단기로 달러를 빌릴 때 지급하는 오버나이트 금리는 며칠 사이 2%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글로벌 금융회사가 실제 달러를 내놓기까지 한 달 이상 시차가 걸린다는 점이다. '장롱 속 달러모으기 운동'을 펼칠 정도로 심각한 달러난에 빠진 국내 은행들이 한 달 동안 달러 보릿고개를 겪을 경우 수출입용 무역금융 공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은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달러를 풀 경우 일시적인 외화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고, 국제 시장이 풀릴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은행에 직접 달러 공급>


기사입력 2008-10-17 09:08 | 최종수정2008-10-17 09:14 / 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경쟁입찰방식 스와프 거래 도입

한국은행이 앞으로 시중은행에 공개적으로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한은은 그동안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대행은행을 통해 비공개적으로 달러를 공급해 왔다.

그러나 최근 시중은행들이 심각한 `달러 기근'을 겪는 가운데 중앙은행이 달러를 제대로 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아예 공개 지원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한은은 17일 경쟁입찰방식의 스와프 거래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모든 외국환 은행을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결정된 낙찰금액, 낙찰금리로 달러를 공급할 계획이다.

즉 달러가 필요한 은행은 경쟁입찰에 참여해 가장 낮은 원화금리 등을 제시하면 한은은 해당 은행에 달러를 빌려주고 원화를 받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한은이 대행은행과 스와프 거래를 해 달러를 풀면 이 은행은 다시 외국환은행들과 거래를 했다.

입찰은 매주 화요일에 정기적으로 실시하며, 입찰 규모는 스와프 시장의 동향과 외화자금 사정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주로 만기 3개월 이내의 외환스와프 거래를 중심으로 하며 필요하면 만기 3개월 초과 거래도 하기로 했다.

최소 응찰금액은 100만 달러이며 첫 번째 입찰은 오는 21일 시행된다.

한은 국제기획팀의 이희원 차장은 "기존 스와프 거래 방식은 지원 대상이나 출처 등을 알 수 없었다"며 "공개 달러지원을 통해 외화자금 시장의 불안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왑 공개입찰, 유동성 노력 측면 긍정적>

기사입력 2008-10-17 11:27 / 머니투데이 / 한희연 기자

[Market Comment]지원 규모, 거래대상 파악 후 효과 가늠할 수 있을 듯]

한국은행의 스왑 공개입찰 결정에 채권 애널리스트들은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준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금융 불안 요인이 해외에서 나왔고 완전한 시장 안정 까지는 여러 변수가 많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SK증권 양진모 애널리스트

어쨌든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취한 것이니 효과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은행의 지급보증 등 다른 나라들이 하는 조치들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더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이번 조치는 너무 미봉책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대증권 신동준 애널리스트

지금까지 입찰대상 은행이 어디였는지 확인이 되야 구체적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입찰기관이 원래 몇 개 안 되는데 이를 늘리는 거라면 효과 있을 것이다. 그 동안에는 시장에서 누구한테 직접 달러가 공급되는 지 몰랐지만 이번 조치로 급한 사람에게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거니까 달러 부족한 쪽에서 엉뚱한 곳에서 달러를 구해 환율 올리지 마라는 의미인 듯하다. 이번 조치에 대한 효과는 규모, 거래대상을 파악한 후에나 효과를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이번 대책뿐 아니라 앞으로의 정책 방향도 외화, 원화 지원을 하나씩 지원 해준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HMC증권 류승선 애널리스트

한국은행이 달러 유동성이 부족한 은행에게 직접적으로 달러를 공급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에게 달러 자금을 대출하거나 공급해 주는 경로가 거의 없었는데 일단 그 부분을 새로이 만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에 비교적 직접적인 효과를 나타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달러가 필요한 은행에게 달러를 직접 공급해 주겠다는 점이 가장 특징적이다. 달러 유동성에 몰린 은행들에게는 긍정적인 변화가 아닌가 싶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애널리스트

일단은 출발점 자체를 어디에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지금 정부가 어떤 대책을 하든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근본적 문제는 미국 등 해외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외부변수를 차치하고라도 국내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생각해 보자는 의미인 듯하다.

현재 무의식, 의식적으로 달러화 확보에 대한 불안심리가 외화유동성 경색을 더 심하게 하고 있다. 가뜩이나 부족한 외화인데 지금은 서로 손에 쥐려고만 하다 보니 유동성이 잠겨있는 것이다.

여기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국내에서 외화가 서로 돌게 지원하는 것일 것이다. 그동안은 한국은행이 스왑에 대행은행 통해 개입했던 것을 이제 외국환은행과 직접 거래하게 되니까 외화에 대한 유통경로가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예전보다는 유동성공급의 효과가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질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조치 들 중 새로운 아이디어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나 환율 방향성을 완전히 내리는 데까진 한계가 있다. 기존 조치보다는 훨씬 더 효과적인 유동성 공급방식을 내놓았다고 보고 유동성의 공급효과는 예전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시장을 완전히 안정시키기엔 다른 나라의 변수 등 여러 상황을 다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두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