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 Articles

인, 스태그, 디, 리.. 플레이션 시리즈!

<세계경제 ‘大혼돈’ 이번엔 뭔 ‘플레이션’?>

기사입력 2008-10-10 14:00 / 문화일보 / 이제교 기자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리플레이션….”

최근 3개월 사이 각종 ‘플레이션(flation)’이 난무할 정도로 국내외 경제상황이 요동을 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충격파가 전세계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국내 경제상황은 물가상승을 우려했던 상황에서 다시 경기침체를 최우선 순위로 걱정해야 할 만큼 급박하게 바뀌고 있다. 경제정책과 통화정책의 무게중심도 물가에서 경기로 시시각각 변하는 등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10일 경제·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내린 것을 놓고 정부의 경제정책이 ‘리플레이션(reflation)’ 대비로 본격 선회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재정부와 한은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급박한 상황에서 매일 경제 및 통화정책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9일 있었던 기준금리 인하에 정부의 견해가 어느 정도 반영됐음을 시사한다.

리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deflation)에서 벗어나 심한 인플레이션(inflation)에 이르지 않은 중간단계의 상태다. 보통 통화재팽창을 의미하는 용어로 경기침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금리인하 등을 통해 재정과 금융을 확대하는 정책을 쓴다. 대우증권은 9일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일제히 0.50%씩 금리인하를 단행하자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세계적 리플레이션 정책’이라는 자료를 내놓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8월 초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이 컸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8월7일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면서 “물가상승세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으로 연결되는 것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정부는 같은 달 인플레이션보다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고물가 저성장)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기획재정부는 8월 그린북에서 “한국경제는 내수경기 하강이 지속되면서 유가상승에 따른 물가불안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밝히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때만 해도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4.7% 정도로 잡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전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deflation) 공포가 확산되면서 정부 정책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도 올해 4.7% 성장이 어렵다는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8일 세계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5%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