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마실 때는 와인의 종류에 따라서 그 와인의 특징을 보다 더 잘 맛보기 위하여 그에 맞는 적당한 글라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와인을 자주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는 글라스까지 여러 가지로 구별하면 복잡하므로 이런 사람에게는 자루 부분이 긴 보통의 와인 글라스는 쓰는 것도 무방하다.
레드 와인을 마실 때 쓰는 글라스는 좀 크고 오목하게 생겨서 떫고 텁텁한 맛을 잘 볼 수 있도록 와인이 혀의 안쪽 부분에 떨어지도록 되어 있다. 화이트 와인 글라스는 레드 와인 글라스보다 덜 오목하다. 이것은 화이트 와인의 상큼한 맛을 잘 볼 수 있게 와인이 혀 앞 부분에 떨어지도록 되어 있다. 샴페인 글라스는 탄산가스의 공기방울이 오래 올라오면서 또 눈으로도 잘 볼 수 있게 글라스가 튤립형으로 좁고 길게 생겼다.
대개 일반 가정에는 아직 코르크를 따는 코르크 스크류가 없는 곳이 많아서 모처럼 사거나 선물로 받은 와인을 재대로 따지 못하고 코르크를 병 속에 쑤셔넣어 마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불행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코르크 스크류를 준비해 두면 무척 편리하다. 코르크 스크류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으나, 결국 그 용도는 코르크를 따는 것이다. 이렇게 코르크 스크류의 형태가 여러 가지인 것은 보다 손쉽게 힘을 적게 들이고 따는 방법을 연구하다 보니까 고안된 것이다.
코르크 마개를 따기 전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은 모든 와인은 꼭 눕혀서 보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코르크가 와인에 젖어서 쉽게 잘 빠지기 때문이다. 병을 세워서 보관하면 코르크가 말라서 코르크 스크류를 사용하더라도 코르크가 부서지는 등 잘 빠지지 않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레드 와인은 와인의 붉은 빛깔과 병의 색깔 때문에 와인 속에 침전물이 있더라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대개 와인 속의 침전물은 주석산염이다. 이것은 건강한 와인에 생기는 것으로 아주 정상적인 현상이다.
레드 와인 병 속에 있는 침전물을 제거하려면 가만히 병을 기울여서 유리로 만든 주발이나 플라스크에 와인만 따라내면 된다. 그리고 나서 유리 주발에 담긴 맑은 와인을 와인 글라스에 따라 마시면 된다. 이때 쓰이는 주발 등을 디캔터(decanter)라고 부르며 와인 애호가들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주로 사용한다. 어떤 이들은 디캔터를 사용하면 와인이 숨을 쉴 수 있어서 술맛이 더 좋아진다고들 하지만 와인이 약간 산화하는 것 이외에 맛이 더 좋아지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이론적인 근거는 없다.
- 주석산염
레드 와인에는 간혹 주홍색의 결정체가 가라앉아 있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와인 속에 들어있는 주석산염의 결정체로, 와인의 유기산 중 주석산은 와인의 맛을 강하게 할 뿐 아니라 식욕을 돋우어주는 역할을 한다.
병에 담긴 지 얼마 안된 와인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5℃ 이하에서 장기간 보존되거나 이 온도에서 충격 또는 진동을 받으면 와인 속의 주석산염이 과포화되어 서서히 결정체가 생기게 된다. 이와 같이 형성된 주석산염은 와인 성분의 일부가 결정이 된 것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유럽인들은 이를 '와인 속의 다이아몬드' 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이스 버킷(Ice Bucket)은 그 모양이 예쁜 것이 많아 장식용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와인이나 샴페인을 상온에서 보관하다가 급속히 냉각시킬 필요가 있을 때 사용하면 아주 편리한 도구이다. 아이스 버킷에 3/4정도의 얼음과 물을 채운 다음 와인 병을 이 버킷 속에 넣어두다가 손님들에게 시원한 와인을 대접한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주의할 것은 와인의 온도가 높다고 해서 와인에다 직접 얼음을 넣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아이스 버킷은 은으로 된 비싼 것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비싼 것을 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와인은 맥주나 그 밖의 다른 술처럼 한 병을 단숨에 비워버리는 것이 아니므로 다 마실 때까지 시원하게 와인을 즐기려면 아이스 버킷을 준비해 두면 무척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