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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s/이론 / Theory

이탈리아 와인 등급과 용어들

<이탈리아 와인 등급과 용어들>

기사입력 2008.06.27 (금) 10:08, 최종수정 2008.06.27 (금) 10:10 / 세계일보

전통과 명성 중시…원산지·포도 품종 따져 등급화
'DOCG'는 최상급 … IGT등급이라도 고품질 많아

프랑스 와인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와인에도 등급이 있다.

그런데 이름도 복잡한 원산지 등급이 유럽의 와인 생산국에선 왜 중요할까?

캘리포니아, 칠레, 호주와 같이 유럽에 비해 짧은 와인 역사를 가진 뉴 월드 와인 산지들은 소비자가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뉴 월드 산지는 좋은 기후와 현대적 기술로 포도 재배와 양조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 때문에 원산지 중심의 와인 등급이 중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유럽의 와인 생산국들은 와인 산지마다 전통과 명성을 매우 중요시한다. 특히 지역별 토양과 기후, 포도 품종의 특성을 반영하는 품질 좋은 와인들을 생산하기 위해 원산지를 중심으로 한 와인 등급 체계가 품질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탈리아는 전 국토에 걸쳐 지역마다 각기 개성있는 와인을 만들다 보니 와인의 품질을 관리하는 등급제도가 프랑스보다 늦은 20세기 후반에서야 도입됐다.

이탈리아 와인 등급 중 최초의 것은 1963년에 만들어진 DOC(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데노미나치오네 디 오리지네 콘트롤라타)로 원산지와 포도 품종, 수확량, 숙성 기간 등 여러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며 프랑스의 AOC와 비슷한 개념이다. 약 1000가지의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300곳이 넘는 지역에서 DOC 등급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이탈리아 와인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 데노미나치오네 디 오리지네 콘트롤라타 에 가란티타, 여기서 가란티타는 개런티를 의미)는 DOC보다 한 단계 위의 와인 등급으로 DOC 조건을 다 충족하면서 국가 기관의 철저한 시음 과정을 거치며 와인 병목에 공식 기관의 ‘품질 보증’ 인증번호가 표시되어 있다.

IGT(Indicazione Geografica Tipica 인디카치오네 제오그라피카 티피카)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등급으로 프랑스의 뱅드페에 해당하며 지역명이 있는 테이블 와인을 가리키는데, 뱅드페보다는 품질면에서 좀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등급은 단순히 품질이 DOC보다 못한 것이 아니고 와인 자체의 품질은 우수해도 전통적 토착 품종이나 양조 방식을 따르지 않아 DOC 등급을 받지 못한 와인들이 많이 속해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와인들 중 티냐넬로, 솔라이아같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들이 꽤 많이 IGT 등급에 속해 있고 가격도 상당히 높다.

Vino da Tavola(비노 다 타볼라)는 테이블 와인 등급으로 이탈리아의 와인 생산량의 많은 부분이 여기에 속하지만 최근에는 이 등급의 와인들이 IGT 등급으로 많이 승격되었다. 이탈리아 와인 등급은 유럽의 다른 와인 생산국들에 비해 품질 외에도 다양한 와인 스타일이나 개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그렇기 때문에 비노 다 타볼라 등급이라도 품질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지 않는 편이 좋다.

이탈리아어를 잘 모르니 브랜드명, 포도원명, 지역명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이들이 많지만 이탈리아 와인 레이블을 보면 지역명은 그 아래에 바로 등급표시가 따라오기 때문에 최소한 원산지명은 알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소아베(지역명)+DOC(와인등급)로 표시가 된다.

리세르바(Riserva)는 숙성시킨다는 의미로 이탈리아나 스페인 와인(레세르바 Reserva) 레이블에 이 단어가 등장한다면 와인 산지마다 법으로 정한 일정 기간을 캐스크나 병에서 숙성시킨 와인을 의미한다. 레이블에는 지역명 뒤에 ‘키안티 클라시코 리세르바’와 같이 표시가 된다.

또 한 지역명 뒤에 키안티 클라시코, 발폴리첼라 클라시코와 같이 클라시코(Classico)란 단어가 추가되면 특정 DOC 지역 내에서 전통적으로 가장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곳(중심지)에서 나온 와인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흔히 이탈리아 와인 하면 키안티를 많이 떠올리지만 정말 좋은 키안티 와인을 즐기고 싶으면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DOCG를 찾으면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그 품질을 보증받을 수 있다. 슈페리오레(Superiore)란 단어가 오면 이는 좋은 포도밭에서 생산된 와인이며 비교적 알코올 도수가 높거나 숙성 기간이 길다는 걸 의미한다. -WSET 대표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