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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Articles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1%로 조정 배경 및 효과

<美 FOMC 성명서 全文>

기사입력 2008-10-30 03:58 / 연합뉴스 / 김현준 특파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5%포인트 내린 1%로 인하했다.

다음은 FOMC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늘 연방기금 금리 목표를 0.5%포인트 내린 1%로 결정했다.

경제활동의 속도는 주로 소비자 지출의 약화에 따라 현격하게 둔화돼왔다. 최근 몇개월간 기업의 설비 지출과 산업생산은 약화돼왔고 많은 해외 경제권의 경제활동 둔화는 미국의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더욱이 금융시장의 혼란 심화는 가계와 기업의 신용력을 더 감퇴시킴으로써 지출을 추가로 억제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와 다른 상품가격의 하락과 경제활동 전망의 약화를 감안할 때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분기 동안 물가 안정과 일치하는 수준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오늘의 금리 인하를 포함해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공조, 이례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 금융시스템 강화를 위한 정책 수단 등 최근의 정책적 조치들은 앞으로 신용 여건을 개선하고 완만한 경제성장으로의 복귀를 촉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의 하강 위험은 여전하다. 위원회는 경제와 금융의 진전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물가 안정을 촉진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번 FOMC 통화정책 결정에는 벤 버탱키 의장과 티모시 가이스너 부의장, 엘리자베스 듀크, 리처드 피셔, 도널드 콘, 랜달 크로즈너, 샌드라 피아날토, 찰스 플로서, 게리 스턴, 케빈 워시가 찬성했다.

이 조치와 더불어 FRB는 만장일치로 재할인율을 0.5%포인트 내린 1.25%로 낮추는 것을 승인했다. 이 조치를 취함에 있어 이사회는 보스턴과 뉴욕, 클리블랜드,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에 의해 제안된 요청을 승인했다.』


<美 금리인하, 기대효과와 문제점>

기사입력
2008-10-30 03:49 / 연합뉴스 / 박상현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책금리를 다시 역대 최저수준인 연 1.00%로 끌어내렸다.

연 1.00%의 금리는 FRB가 지표금리 제도를 도입한 195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닷컴버블로 지칭되는 정보기술(IT) 산업의 거품이 붕괴되고 9.11테러가 발발한 후 가라앉던 미국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2003년 6월부터 2004년 6월까지 정확히 1년간 연 1.00%의 금리가 유지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금융시장 분위기는 2003년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로 확산된데다, 금융위기가 실물부문으로 전이돼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키고 침체양상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금리인하가 갖는 효과도 과거와 같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무리이며, 역대 최저수준으로 복귀한 초저금리 정책이 초래할 부작용도 과거와 차원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효과가 있을까

신용경색으로 시중에 자금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자 미 FRB는 대공황 시절에나 동원할 법한 전례없는 조치들을 취해왔다.

지난해부터 금리를 가파른 속도로 인하해왔고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까지 매입하면서 자금공급을 확대해왔다. 또 시중은행의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는 등 신용경색을 풀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지만 막힌 돈줄은 풀리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금융회사들이 남는 돈을 빌려주고 싶어도 거래 상대방이 언제 파산할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에 돈을 융통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신용이 무너진 이상 FRB가 시중에 아무리 많은 유동성을 공급해도 자금순환이 회복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FRB가 금리를 사상 최저수준까지 낮춘다고 해서 당장 자금시장이 선순환 구조로 돌변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오산이다.

다만, 금리인하 조치가 실물부문과 경제주체들에게 가져다주는 심리적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또 일정수준 이상의 신용도를 보이는 금융회사들과 기업의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FRB도 이번 금리인하를 통해 자금 시장이 단번에 호전되기 어렵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달리 대안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시장에 끌려다니는 듯한 FRB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과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금리인하 폭을 0.25∼0.75%포인트로 내다봤지만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임박해서는 예측의견이 0.50%포인트로 압축되는 분위기였다.

0.25%포인트의 인하는 너무 박한 편이고, 0.75%포인트를 낮추는 것은 과도하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기대수준이 높은 상태에서 금리인하 폭이 성에 차지 않으면 시장의 반응은 더욱 난폭해진다는 것이 최근까지의 학습효과다.

중앙은행이 시장 분위기를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끌려가는 모양새다.

과거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 재임시절에는 FRB가 금리를 낮추면 시장이 경기진작 효과를 기대하면서 즉각 반응을 나타냈으며,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FRB가 경기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증거'라며 오히려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 때는 물론 지금과 달리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였고 오히려 과열 조짐마저 걱정해야 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중앙은행이 전례없는 온갖 조치들을 취해도 `백약이 무효'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시장이 거꾸로 움직이는 양상이다.

그렇다고 0.75%포인트를 낮추기도 쉽지 않다. 연 1.00% 미만으로 금리를 낮춘 전례도 없거니와, 이번에 0.75%포인트를 낮췄을 경우 앞으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유동성 함정

통화정책 전문가들은 정책금리가 연 1% 수준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지면 사실상 유동성 함정 (liquidity trap)에 빠져든다는 견해를 나타내 왔다.

90년대초 거품붕괴로 10년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은 여전히 정책금리가 1%를 밑돌면서 유동성 함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유동성 함정은 정책금리를 아무리 내려도 자금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경기진작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경기상황이 나쁘기 때문에 금리를 다시 올릴 수도 없어 함정에 빠진 것과 같다는 것이다.

2003년 6월부터 1년간 연 1.00%의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던 FRB는 이후 2004년 6월부터 가파르게 금리인상 행진을 계속하면서 2006년 6월에는 연 5.25%까지 끌어올렸다.

이 때는 경기가 괜찮았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심각한 경기침체를 우려해야 하는 형편이기 때문에 4년전과 같이 쉽게 금리인상으로 방향을 틀기가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2003년의 초저금리 기조는 현재의 금융위기의 발단이 된 주택가격의 거품을 유발했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FRB가 다시 연 1.00%로 금리를 낮춘 것에 대해 유동성 과잉에 따른 실물부문의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아직 없다. 그만큼 미국의 경제여건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느슨한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이나 자산거품 등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이런 부작용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는 FRB가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美금리 1%로 인하, 배경 및 효과는?>

기사입력 2008-10-30 04:33 / 머니투데이 / 김준형 특파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또다시 0.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1%선으로 내려갔다. 미 금리가 1%선으로 내려간 것은 근 반세기만에 처음이다.
2003-2004년에 걸친 금리인하는 정보기술(IT)버블붕괴와 9.11테러 인한 2001년의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이뤄졌었다.

◇ 경기 곤두박질, 실업 폭증, 신용경색, 물가는 안정세

당시 경기침체 수준에 비해 금리인하가 과도하게 이뤄진데다 긴축 선회가 늦었던 점은 주택버블과 사상 유례없는 금융위기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2004년과는 다르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30일 발표되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분기에는 -2.8%, 내년초에도 역성장을 이어가 사상 최장기 수준의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월가는 전망되고 있다.

실업률은 이미 6.1%에 달했고, 내년초에는 8%대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물경제가 급속히 붕괴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은 빈사상태에 빠진 기업어음(CP)시장과 머니마켓펀드(MMF)시장을 회복시키기 위해 특별기구까지 만들어 유례없는 유동성 투입에 나서고 있다. CP발행 잔액이 급증하는 등 신용회복 기미가 보이고는 있지만 MMF 환매가 제한되고 있는 등 여전히 정상회복까지는 거리가 먼 상태이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연률로는 높은 상태이지만 유가가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히 둔화된 상태여서 연준의 0.5%포인트 추가 인하가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글로벌 금리인하 공조 유도 '선도적' 조치

연준의 금리인하가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경기침체 속도를 늦출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가능한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하는 연준으로서는 현
실적으로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공조를 주도해온 연준이 이날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FOMC 발표 이전에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지난달말까지만 해도 거의 유일하게 금리인하 행진을 지속해온 미국으로서는 글로벌 신용경색 해소를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인하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선도적으로 인하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이달초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금융시스템을 복원하고 경제성장을 회복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will not stand down)"이라고 비장한 어조로 밝혔다. 기회있을때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거듭되는 국제 공조와 미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책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좀체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갖고 있는 가장 강력한 시장 개입 수단 가운데 하나인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는다면 시장에 단호한 의지를 확인시키는데 실패할 수 있다.

◇ 단호한 의지 확인 '심리적 효과'

물론, 금리인하가 금융 및 실물경제상황을 당장 크게 개선시킬 것이라는 기대는 많지 않다.

사실상 실제 기준금리는 1% 아래로 내려가 있는 상태여서 금리는 내려갈만큼 내려가 있다. 연준이 이미 '긴급경제안정법'에 근거해 지불준비금을 초과하는 금융기관의 예치금에 대해 기준금리 -35bp의 이자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FAO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부르스카는 연준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돈을 풀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금리인하가 신용경색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금리인하가 시장 심리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수 있다는 지적이다.

J.P모간의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글래스맨은 "시장은 버냉키 의장의 말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여 왔다"며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MF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쉬 샤피로는 "금리수준이 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금리인하는 심리개선효과를 볼수 있으며, 이는 연준이 동시에 취할수 있는 여러가지 조치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