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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Articles

한,미 통화스와프(통화교환) 300억 달러 체결과 그 효과

<이성태 한은 총재 모두발언>

기사입력 2008-10-30 06:46 | 최종수정2008-10-30 07:22 / 연합뉴스 / 이준서 기자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원.달러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그 의미와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아래는 이 총재의 모두발언.

『오늘 한국은행은 미국 연준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우리나라 원화를 연준에 맡기고 미 달러를 빌려와 쓰는 계약이다. 계약 규모는 300억 달러로 몇 번에 분할해 최고 300억 달러를 사용할 수 있다. 계약 기간은 내년 4월 30일까지다.

이번에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도 멕시코, 브라질, 싱가포르가 포함돼 있다. 이번 연준과 체결한 계약은 미 연준이 이미 다른 나라와 체결한 계약 내용과 마찬가지다. 과거 9개국과 미 연준이 계약을 체결했고 어저께 뉴질랜드가 체결해 지금까지 10개국이 체결하고 있고 대부분 나라들이 그 자금을 사용하고 있고, 계약만 하고 사용하지 않은 나라도 있다.

앞으로 한은은 이 계약으로 가져오는 미 달러 자금을, 그동안 한은이 국내 외국환은행에 스와프로 공급하는 달러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미 연준과 계약이 체결된 것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동 발표문에 표시돼 있듯 뉴질랜드까지 포함해 5개국이 미 연준과 계약을 체결한 것은 `기본적으로 경제가 견실하고 잘 관리되고 있는데 미국발(發) 금융시장 불안으로 외화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서는 안되겠다'는 나라들과 한 것이다.

말하자면 한국 경제도 건전하고 잘 관리되고 있는데 일시적으로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세계경제 안정을 위해서는 미 연준이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 외화보유액이 기한부이지만 확충되는 효과가 있고 외환시장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은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정부도 나름대로 상대국 정부와 접촉하면서 많이 노력했고 대통령이 미 부시 대통령과 따로 전화를 한 것도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한은은 이번 계약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가능하면 주요국 중앙은행과 공조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전세계 금융시장이 안정되는데 기여하겠다.』



<한-미 원.달러 통화교환 300억달러 체결>

기사입력 2008-10-30 05:15 | 최종수정2008-10-30 07:24 / 연합뉴스 / 주종국, 윤근영 기자

계약기간 내년 4월30일까지 유지

한국이 미국에 원화를 주고 최대 300억달러를 받아 사용할 수 있는 한-미간 통화스와프 협정이 체결됐다.

한국은행은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의 협상 끝에 통와스와프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은은 이번 계약에 따라 미 연준으로부터 원화를 대가로 최대 300억달러 이내에서 미국 달러화 자금을 공급받게 된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내년 4월 30일까지다.

한은은 미국으로부터 받는 달러화를 재원으로 국내의 외국환은행들에 대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달러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에 미국 연준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나라는 한국 외에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등 3개국이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유동성 여건을 개선하는 한편 경제의 기초가 건전하면서 정책적으로 잘 관리되고 있는 국가들이 미 달러화를 확보하는데 있어 애로를 덜어주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한은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번 계약은 미국이 이미 체결한 다른 10개국 중앙은행간 계약과 마찬가지로 세계 금융시장의 유동성 사정을 개선하는 한편, 미 달러화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기본적으로 경제가 건실한 국가로 확산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앞으로도 주요국 중앙은행과들과의 공조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화 스와프(Swap) 거래란 양 국가가 현재의 계약환율에 따라 자국 통화를 상대방의 통화와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서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에 따라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한국과 미국 두 나라 간 통화스와프 계약이 성사됨에 따라 우리나라에 달러가 부족할 경우 원화를 맡기고 달러를 빌려 외화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고 환 시세의 안정을 꾀할 수 있게 됐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국제사회에서 우리 경제의 위상을 높여 최근 국내에서 빚어지는 달러 기근 현상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할 수 있고 위기의 조기극복 가능성을 제고해 심리적으로도 큰 안정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번 통화스와프 체결로 인해 국내 달러 유동성 부족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게 됐고 헤지펀드로부터의 공격설로부터도 자유로워지게 됐다"면서 "이번 조치는 한국의 위기 극복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준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이미 체결한 나라는 호주.캐나다.덴마크.영국.유럽(ECB).일본.뉴질랜드.노르웨이.스웨덴.스위스 등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스위스, 영국, 일본 중앙은행은 미 FRB와 `무제한' 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지금까지 각각 2천364억 달러, 310억 달러, 737억 달러, 702억 달러씩을 찾았다. 캐나다, 호주, 스웨덴 중앙은행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각각 300억 달러 한도 계약을 체결했다.


<통화스와프 계약이란>

기사입력 2008-10-29 19:27 / 연합뉴스 / 최현석 기자

통화 스와프(Swap) 거래란 양 국가가 현재의 계약환율에 따라 자국 통화를 상대방의 통화와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서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에 따라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외환이 부족해질 때 상대국의 외환을 들여와 외환위기를 넘길 수 있으며 환율 안정도 꾀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한다면 원화를 미국에 맡기는 대신 달러를 들여오고 나서 일정 기간 뒤 맞바꾸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발행국인 미국 정부는 필요하면 달러를 무한정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우리나라는 최근 빚어지는 달러 기근 현상의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

정책 조율 등 엄격한 요구조건이 없이 외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과 다른 점이다. IMF로부터 자금을 공급받을 때 외환위기 국가라는 오해를 피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외화 부족 국가의 요구액만큼 외화를 공급해주는 IMF의 구제금융과 달리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은 일정 한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필요할 때 미국 정부에 스와프 거래를 요청해 정해진 한도 내에서 스와프 거래 규모와 기간을 정하고서 일정액의 원화를 주고 달러를 빌려오는 방식이다.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인 미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으면 현재 IMF에서 추진하고 있는 통화스와프프로그램에 참여할 필요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달 29일 세계금융시장에서 달러의 유동성 부족을 막고자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 영국, 일본, 호주 등 8개 국가의 중앙은행들과 공조해 통화스와프 한도를 6천200억 달러로 종전보다 3천300억 달러 확대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높아지는 한국 신용… 환투기 방어도 도움될듯>

기사입력 2008-10-30 03:06 / 조선일보 / 정혜전 기자

●美와 '통화 스와프'

IMF 구제금융 논란 말끔히 씻은 셈

美, 신흥국으로 위기공조 범위 넓혀

30일(한국 시각) 새벽 우리 정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간의 '통화스와프'가 결정돼 우리나라는 제2의 외환위기를 맞을 위험에서 사실상 벗어나게 됐다.

그동안 원화가 국제통화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당해온 환투기 세력으로부터의 공격도 방어하기도 쉬워져 외환 시장 불안도 줄어들 수 있다. 또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대상 국가 군(群)에 들어감으로써 국가 신용도를 높이는 기회를 갖게됐다. 통화의 위력이 약한 우리나라로선 큰 우군을 얻은 셈이다.

미국이 얻는 이익은?

신흥경제국들과의 통화스와프를 거부해온 미국이 한국과의 통화스와프를 결정한 것은 미국의 글로벌 통화 전략의 큰 변화를 의미한다.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고,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 간 새로운 통화협력 체제가 탄생할 움직임을 보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을 통화스와프 대상국 그룹에 포함시킨 것은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아시아 국가들의 움직임을 견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은 또 한국과의 협정을 계기로 다른 신흥경제국과도 통화스와프를 확대해갈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선진국들과 민첩하게 해온 국제공조의 범위를 신흥경제국으로 확대하는 전략적 변화인 셈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신흥시장의 연쇄적 붕괴를 방치할 경우 세계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결국 미국 경제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IMF구제금융과 차이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두 나라가 통화를 교환하는 것이므로 그에 따른 상대방 국가에 대한 정책 간섭이나 부담이 거의 없다. 1997년 우리나라가 IMF(국제통화기금)와 맺었던 구제금융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다.

IMF가 1997년 우리나라에게 적용했던 구제금융(Bail Out) 프로그램은 주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국가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신 금리·재정정책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 이행 조건을 내건다. 따라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기관과 기업의 합병·매각·파산이 일어나고 실업자도 생겨난다. 우리 국민들에게 아직도 악몽으로 남아 있는 고통이 수반된다.

IMF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새 프로그램인 '단기통화스와프(SLS·Short term Liquidity Swap Facility)'를 추진 중이다. 회원국들이 IMF에 자국 통화를 맡기는 대신 달러를 빌려가는 방식이다. 형식만 보면 국가간 통화스와프와 비슷하다. 우리나라가 이 프로그램에 가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29일 증시에선 "한국이 또 IMF구제금융을 받는다"고 와전된 소문이 퍼져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기획재정부 최종구 국제금융국장은 "우리 정부는 프로그램 가입 신청을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달러 기근 ‘단비’…외화유동성 불안 개선 기대>

기사입력 2008-10-30 01:45 / 한겨례 / 정남구 기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효과

외국투자자들 대출만기 연장 가능성 커

원화 자금시장 신용경색 해소에도 도움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이 달러와 원화를 맞교환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 계약을 전격 체결함에 따라,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짐이 되고 있는 외화 유동성 불안 문제가 획기적으로 풀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국은행은 원화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맡기고 스와프 한도까지 달러를 언제든지 빌려올 수 있다. 이는 실질적인 외환보유고의 확충이나 다름없다. 정부와 한은은 제한적이나마 국내 외화 유동성을 원화로 관리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한 셈이 된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당장 국내 금융권의 달러 부족 현상과 달러 사재기와 같은 심리적 불안 현상을 해소해, 원-달러 환율 상승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진하는 ‘신흥국 단기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필요도 없게 됐다. 국내 금융회사에 달러를 빌려준 외국 채권자들의 만기 연장도 한층 원활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할 때 단기에 너무 많은 달러를 빌려, 동원할 수 있는 외화 자산과 갚아야 부채의 만기 불일치(미스매칭) 문제에 시달려왔다. 은행들은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 6월 말까지 약 800억달러를 상환해야 하는 처지다. 우리 정부가 은행의 외화채무에 대해 3년 동안 최고 1천억달러까지 지급보증을 했음에도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은행들의 외채 만기 연장은 만만치 않았다. 신규 외화조달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나 다름없었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대안을 모색해왔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진행돼온 한·중·일 3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80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통화기금 설립에 박차를 가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시장에서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당장 우리 문제를 푸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렸다. 외환당국은 중국·일본 등 아시아 나라들과 맺은 통화스와프 계약에 따라 최대 243억달러까지 조달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데다 이 자금을 받으면 오히려 국가 신인도가 나빠질 위험이 컸다. 국제통화기금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들에 적용하는 끔찍한 ‘이행조건’ 때문에 기본적으로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방안이었다.

한-미 통화스와프 거래가 열려 우리나라의 외화 유동성이 개선되면, 국내 원화자금 시장의 신용경색을 푸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국내 은행들은 그동안 부족한 달러를 조달하느라 원화를 내놓아야 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내리고, 환매조건부(RP) 매입 대상에 은행채를 포함시켜 은행에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음에도 은행의 자금난 우려는 쉽게 해소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 연준은 한국뿐 아니라, 여러 신흥국들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으로서도 일방적으로 혜택을 주는 일은 아니다. 세계 주요국이 달러 대신 다른 통화로 거래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국제 금융질서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의 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까닭이다.


<전문가들 "한미 통화스와프 위기해결의 돌파구">

기사입력 2008-10-30 04:31 / 연합뉴스 / 금융팀

경제 전문가들은 30일 한국-미국 통화스와프 협정이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화보유액이 2천400억 달러에 이르는 만큼 미국으로부터 달러를 공급받는 일은 거의 없겠지만 그 자체가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담보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는 설명이다.

◇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이번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은 외환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금융위기 진원이 미국인데도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세계적으로 달러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를 공급받을 안전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외화자금 조달이 원활해져야 시장이 완연하게 안정될 수 있는데 거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증시는 외국인들의 자산 처분이 줄어들고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돼야 주식시장이 추세적인 상승세로 접어들 수 있다고 본다.

◇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협정이 체결됐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정부에서 나올 대책이 다 나왔는데도 시장이 안정되지 않는 것은 신뢰의 문제다. 통화스와프 체결은 그 자체만으로 시장의 불안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단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간접적으로 증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스와프 한도가 가능한 한 많으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를 감안할 때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이용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설정 한도가 지나치게 적으면 시장이 이를 나쁜 쪽으로 해석할 소지가 있다.

◇ 강경원 동국대 경영학 교수

굉장히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한은이 금리를 0.75%포인트가 아니라 1-2%포인트 떨어뜨린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전날 우리나라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뚝 떨어진 것도 이것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27일 기준 6.75%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지난 28일 5.87%로 내려갔다.

우리나라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 투자심리가 상당히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진단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문제는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이 아니고 외화유동성이었다. 가장 중요한 문제가 한미 통화스와프를 통해 쉽게 해결이 된 것이다. 특히 외화유동성에 있어서 문제는 외화부채 만기는 단기인데 자산이나 파생계약은 장기라는 점이다. 이런 부분도 스와프체결로 해결이 가능하다.

◇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 교수

국내 금융기관들의 달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나와봐야겠지만 규모가 충분하다면 외환.주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한미 통화스와프는 최근 신흥시장 불안으로 한국까지 어려워지는 것에 대해 미국이 책임지고 도와주겠다는 뜻이다. 한국이 흔들리면 미국이 부메랑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일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달러 발권력을 갖고 있는 미국의 경제도 아직껏 불안하다. 그리고 국내 금융기관들이 외화유동성 뿐 아니라 기타 부분에 대해서도 부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통화스와프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면 상징적인 효과를 내는데 그칠 것이다. 물론 그 부분도 계약 조건 등에 따라 미국이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인지 아니면 시늉만 하는 것인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 아니고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라면 달러 유동성 공급을 원활하게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여러 불안 심리로 달러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통화 스와프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원활한 달러를 공급받기로 한 것은 달러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고 그 여파로 원화 유동성 부족도 해소될 수 있다. 특히 현재 금융시장 혼란의 큰 원인 중 하나인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데에도 효과를 낼 수 있다.

증시 불안도 결국 달러 유동성 부족 등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주식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외환 비상시엔 ‘달러 파병’ … 한국서 달러 찍는 효과>

기사입력 2008-10-30 03:11 | 최종수정
2008-10-30 04:12 / 중앙일보 / 김종윤, 권혁주 기자


한국이 미국과 통화 스와프에 합의한 것은 비상시에 달러를 공급받을 수 있는 확실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는 뜻이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 내는 기축(基軸) 통화국이다. 한국으로선 달러가 마르면 원화를 주고, 미국에서 달러를 가져올 수 있어 한국에서 달러를 찍어 내는 효과를 내게 된다. 이 조치는 외환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에서는 신뢰를 얻게 된다. 대표적인 나라가 호주다. 호주의 올해 경상수지 적자는 300억 달러가 넘을 전망이다. 한국의 경상적자 전망치(100억 달러)보다 세 배나 많다. 외환보유액은 한국의 6분의 1인 400억 달러 수준이다. 경제체력으로만 본다면 호주가 한국보다 나은 게 없다.

그런데도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에서 “호주는 건전한 거시경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외 언론도 호주의 위기설을 언급한 적이 없다. 하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위기설이 끊이지 않았다. “아시아에서 금융위기가 감염될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파이낸셜 타임스), “한국, 9월에 외환위기 겪을 수도”(더 타임스) 같은 보도가 이어졌다.

이런 차이가 난 이유의 하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의 통화 스와프 계약 여부다. 지난달에 호주는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과 함께 FRB와 총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에 합의했다. 자국에 달러가 마르면 FRB로부터 달러를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을 닦은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도 호주처럼 선진국 대열에 동참하게 된 것”이라며 “시장도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처음에는 한국의 통화 스와프 요청에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달 IMF와 세계은행(WB) 총회에 참석해 이런 요청을 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싸늘했다. FRB가 통화 스와프 대상으로 인정한 국가의 돈은 대부분 국제 금융시장에서 통용된다. 하지만 원화는 아직 그 수준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2400억 달러에 달해 미국이 선뜻 도와주기를 주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신흥국으로 확산하자 미국이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이 달러 가뭄으로 위기에 빠지면 결국 미국도 금융위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 시장에서 달러 가뭄이 계속되면 정부는 보유한 미국 국채를 팔아 달러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 강 장관은 IMF 총회에서 “한국이 미국 국채를 팔면 미국에도 손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FRB와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한국과 브라질·싱가포르는 외환보유액 세계 6~8위의 국가다. 이들은 각각 1700억~2400억 달러의 외환이 있는데 대부분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으로선 IMF의 지원만으로는 신흥국의 곤경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잘못으로 시작한 위기인 만큼 미국이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 이와는 별도로 IMF와의 통화 스와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달러 가뭄에 시달리는 국가의 돈을 받고 달러를 빌려 주는 단기 유동성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IMF 회원국이면 언제든지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우리로선 또 다른 '보험'을 들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종구 재정부 국장은 “IMF의 프로그램이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지원을 요청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한·미 간 통화 스와프 합의로 IMF와의 통화 스와프는 사실상 필요가 없게 된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달러 유동성 ‘숨통’…시장불안 해소>

기사입력 2008-10-30 05:33 | 최종수정2008-10-30 05:48 / 경향신문 / 오관철 기자

ㆍ‘IMF 지원프로그램’ 참여 필요 없어

ㆍ美, 금융기관 구조조정 요구할 수도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간에 협정을 맺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국과 미국 간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로 국내 금융시장의 달러 유동성 부족 우려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시장에 달러가 바닥날 위기에 처하면 원화를 미국에 주는 대신 달러를 받아와 급한 불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원화를 주고 그만큼의 달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2의 외환보유액’이 생긴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달러 유동성 부족 숨통 트일 듯=우리나라와 미국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은 무엇보다 달러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안전망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통화스와프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달러 조달창구가 생긴 만큼 ‘제2의 외환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연일 급등세를 보여온 국내 외환시장이 급속히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가 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한 1000억달러 규모의 지급보증 방안을 발표하고,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240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충분한 수준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부족에 대한 불안심리가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또 은행권의 외화자금 부족, 기업들의 달러 사재기 등 외화 유동성 부족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국가 신인도에도 도움=이번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로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의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최근 급등세를 보여온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앞다퉈 한국 경제의 위기를 부각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외화 차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규모 충분하지 않으면 상징적 효과만=정부 입장에서는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면 국제통화기금(IMF)이 마련 중인 ‘신흥국 단기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필요성도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규모가 유럽연합(EU)이나 일본 등처럼 무제한이라면 효과가 가장 크겠지만 통화스와프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상징적인 효과를 내는 데 그칠 수도 있다. 문제는 또 있다. 미국이 아무런 대가 없이 우리나라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설정하고,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통화스와프

두 나라가 계약환율에 따라 자국 통화를 상대방의 통화와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에 따라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 외환이 부족할 때 상대국의 외환을 들여와 외환위기를 넘길 수 있으며 환율 안정도 꾀할 수 있다.


<한미 스와프 300억弗, 수시인출 `급전'>

기사입력 2008-10-30 09:43 / 연합뉴스 / 이준서 기자

공짜 아니다..조건 기존 체결국과 동일

한국은행이 30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맺은 통화스와프 300억 달러는 필요할 때 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자금이다.

통화스와프란 미 FRB에 원화를 맡기고 그에 상당하는 달러를 가져오는 교환 방식이다. 원화는 제한없이 발권할 수 있는 만큼 사실상 보유외환이 늘어난 것으로, 기존 외환보유액과 함께 국내 실수요 달러자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 조건은 기존에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는 선진 10개국과 동일하다고 한은은 밝혔다.

◇ 스와프입찰로 은행권에 공급

한은은 이 계약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들여오는 달러를 그동안 한은이 국내 외국환은행에 스와프경쟁 입찰로 공급하던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한은은 매주 화요일 스와프경쟁 입찰로 국내 은행에 직접 달러를 풀고 있다. 달러가 필요한 은행이 입찰에 참여해 금리 등 입찰조건을 제시하면 한은이 가장 유리한 조건인 은행에 달러를 빌려주고 원화를 받는 방식이다.

한은은 경쟁입찰에 2~3일 정도 앞서 미국 측에 입찰 규모를 통보하고 입찰이 끝나면 실제 낙찰금액만큼 달러를 가져오게 된다. 만기는 84일 물 이내에서 자유롭게 빌려올 수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후 국내 은행들이 달러를 상환하면 이를 FRB에 입금하게 되고, 입출금 횟수에 제한은 없다고 한은은 전했다. 당장 다음 주 스와프입찰 때부터 미 달러화를 사용할 수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금 자체 외환보유액으로 외국환 은행들에 경쟁 입찰 방식으로 달러를 공급하고 있는데 앞으로 300억 한도 내에서 외화 자금 가져오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운용한다"며 "따라서 그 돈, 이 돈을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통화스와프 금리 조건은

통화스와프 거래로 달러를 빌려오는데 지불하는 금리 수준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금리조건은 개별 거래마다 별도로 결정되지만 기본적으로 중앙은행간 거래인데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글로벌 공조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인 만큼 시장의 예상보다는 낮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광주 한은 부총재보는 "거래마다 연준과 고정금리에 대해 약속하게 되는데 매건 마다 협의로 정해진다"며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OIS.하루짜리 초단기 대출금리)'에 플러스 알파를 하기 때문에 높은 금리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FRB가 산업은행을 기업어음(CP) 직접 매입대상으로 선정하면서 내건 금리조건은 3개월물 OIS(현재 0.7~0.8%대)에 2.0%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은의 통화스와프 금리도 그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외환보유액 감소 우려 해소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로 당장 외화보유액 운용에 여유가 생기게 된다.

우선 300억 달러라는 규모 자제가 적지 않은 금액이다. 정부가 현재 스왑 입찰을 통해 공급중인 300억 달러를 포함해 모두 600억 달러가 외환시장에 투입되면 시중의 필요자금을 충족하는데 크게 부족지 않을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30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은 외환당국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매주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스와프 입찰에서 미 FRB의 자금을 활용할 방침으로 이 경우 외환보유액 감소없이 시중에 달러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당국이 외환보유액을 사용하려면 보유 증권을 매각해야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현실에서 제값을 받을 수 없다는 시장의 우려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금융시장 전반을 짓누르는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 최종적으로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 자체가 `한국 경제가 건전하고 잘 관리되고 있는데 일시적으로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이라는 증명서가 되기 때문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외환보유액이 부족해서 스와프 계약을 한 것이 아니라 제2선, 제3선을 준비한다는 의미가 있고 국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유동성 부족에 전 세계가 인식을 같이하고 같이 대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韓, '제2외환 보유고' 520억달러 이용 가능>

기사입력 2008-10-30 07:28 | 최종수정2008-10-30 07:54 / 연합뉴스 / 김재홍 특파원

美와 통화스와프 체결, IMF 단기유동성 지원창구 개설로 

한국은행이 29일 미국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집행이사회도 이날 신흥시장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단기유동성 지원 창구 개설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국제금융시장의 국제기준금리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최대 520억달러까지 단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이 FRB와 최대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고 IMF도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분담금의 최대 500%를 최장 9개월까지 달러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단기유동성 지원창구를 개설키로 한데 따른 결과다.

한국은 IMF 분담금이 현재 44억달러 가량되기 때문에 필요하면 최대 220억달러를 3개월씩 3번에 걸쳐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이 FRB와의 통화스와프 협정과 IMF 창구를 모두 동원할 경우 `제2 외환보유고'를 520억달러나 순식간에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활용할 수 있게 된 달러자금들은 무엇보다 단기에 저리로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과 같은 국제금융시장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날 한국은행이 멕시코와 브라질, 싱가포르의 중앙은행과 더불어 FRB와 체결한 최대 300억달러까지 대출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협정은 한국의 안보가 미국 핵우산의 보호를 받는 것처럼 한국의 외환시장이 미국의 `달러우산체제'에 편입됐음을 뜻한다.

또 FRB와의 통화스와프 협정기한이 내년 4월30일까지로 한시적이긴 하지만 한국은행과 FRB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는 것 자체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향후 새로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런 공조체제를 언제든 재가동할 수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명기 한국은행 워싱턴 사무소 소장은 "이번 통화스와프 협정체결은 무엇보다 시장의 심리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통화스와프의 규모도 우리와 경제규모와 비슷한 호주가 100억달러에서 시작해 300억달러로 확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처음으로 한국의 경제와 외환시장 규모가 충분히 고려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IMF 이사회가 이번에 승인한 단기유동성 지원창구는 기존의 구제금융과는 달리 거시정책 조정 등과 같은 부대조건이 거의 없이 자금을 무엇보다 신속하게 융통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 윤종원 IMF 한국대표는 "한국 외환보유액이 2천400억달러나 되고 또 미국중앙은행과도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기 때문에 IMF의 단기유동성지원 창구를 이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하지만 단기자금을 국제금융시장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언제든 조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그만큼 단기 유동성 문제에 대한 대처능력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00억달러 ‘마이너스 통장’처럼 수시 인출>

기사입력 2008-10-30 18:16 / 경향신문 / 오창민 기자

ㆍ금리 2.7%대…거래때마다 FRB와 협의

ㆍ위기 지속되면 내년 4월 계약연장 검토


한국은행이 30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통화 스와프(맞교환) 계약을 체결한 300억달러는 내년 4월 말까지 6개월간 마이너스 통장처럼 한은이 필요할 때 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자금이다. 통화 스와프란 미국 FRB에 원화를 맡기고 그에 상당하는 달러를 가져오는 교환 방식이다.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하면 원화는 제한없이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단기적으로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 국내 은행에 공개 입찰로 공급=한은은 FRB에서 들여오는 자금을 기존 외환보유액과 함께 국내 실수요 달러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한은은 매주 화요일 경쟁입찰로 국내 은행에 직접 달러를 풀고 있다.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한 은행에 달러를 빌려주고 원화를 받는 방식이다.

한은은 입찰 2~3일 전에 미국 측에 입찰 규모를 통보하고 입찰이 끝나면 낙찰금액만큼 달러를 가져오게 된다. 이후 국내 은행들이 달러를 상환하면 이를 다시 FRB에 입금한다. FRB 입·출금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한은은 당장 다음주 스와프 입찰 때부터 달러화를 사용할 수 있다.

한은 이성태 총재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자체 외환보유액으로 은행들에 경쟁입찰 방식으로 달러를 공급하고 있는데 앞으로 FRB에서 3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외화자금을 가져오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운용한다”며 “이에 따라 그 돈, 이 돈을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통화 스와프 계약 조건=한은이 FRB에 지급하는 금리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조건은 개별 거래마다 별도로 결정되지만 기본적으로 중앙은행 간 거래인 데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글로벌 공조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인 만큼 시장의 예상보다는 낮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은 이광주 부총재보는 “거래마다 FRB와 고정금리에 대해 약속하게 되는데 매건마다 협의로 정해진다”며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OIS·고정금리로 전환한 하루짜리 외화자금 금리)’에 추가 금리를 더해주는 수준이므로 높은 금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FRB가 산업은행을 기업어음(CP) 직접 매입대상으로 선정하면서 내건 금리조건은 3개월물 OIS(현재 0.7~0.8%대)에 2.0%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이번 통화 스와프 금리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계약 재연장과 이면계약 가능성=한국은행이 미국 FRB로부터 빌리는 300억달러는 적은 금액이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에 지원한 금액이 210억달러였다. 금리 조건 및 계약 기간은 이번에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맺은 브라질·멕시코·싱가포르와 동일하다.

한은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4월까지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해결되지 않으면 계약 연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미국과 체결한 다른 나라들도 있기 때문에 재연장이 성사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계약 체결과정에서 한은이나 정부가 미국과 이면계약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계약의 독소조항이 뒤늦게 드러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은 더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미국과의 스와프 계약 체결은 좋은 소식이지만 결국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해야 외화 유동성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며 “4·4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 따라 이번 스와프 계약 효과는 배가될 수도 있고, 반대로 ‘반짝 효과’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일본과도 스와프 확대 추진…미국과는 총 14개국 체결중>

기사입력
2008-10-30 18:16 / 경향신문 / 오관철 기자


ㆍ정부 “세이프가드 확보위해”

정부는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맞교환)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중국, 일본과도 통화 스와프 확대를 위한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미국은 그동안 유럽연합(EU)·일본 등 10개국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에 우리나라와 함께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등 4개국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 중·일과 통화 스와프 확대에 주력=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이 금융시장 안정에 많은 역할을 할 것이며 중국, 일본과 추진 중인 협상에도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일본,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 확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시장의 믿음을 유지할 수 있는 세이프가드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중 통화 스와프 규모는 40억달러 수준으로 전액 원·위안화 스와프다. 한·일 간에는 우리나라가 130억달러를 받을 수 있고, 100억달러를 내줄 수 있다. 130억달러 가운데 100억달러는 원·엔 스와프다. 신제윤 차관보는 “한·중, 한·일 간 스와프는 위기가 커질 때 쓸 수 있는 것이고, 한·미 스와프는 평상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이 아시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아시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스와프를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위안화의 경우 기축통화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와 교역량이 많기 때문에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면 중국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본은 이미 미국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이번 한·미 통화 스와프 계약 체결로 일본과의 협의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미국 14개국과 통화 스와프 계약=재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은 나라는 14개국이다. EU·스위스·일본·영국·캐나다·호주·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뉴질랜드에 이어 한국·싱가포르·브라질·멕시코가 추가됐다.

EU·스위스·일본·영국 등 4개국은 스와프 체결액이 무제한이다. 계약 체결 때부터 무제한은 아니었지만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10월 중순 무제한으로 확대됐다. 유럽지역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펀드에 투자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나머지 국가들은 통화 스와프 체결금액이 150억~300억달러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체결금액은 캐나다·호주·스웨덴과 같은 300억달러다. 덴마크·노르웨이·뉴질랜드는 각각 150억달러 규모다. EU는 현재까지 2364억달러를 인출했고, 영국(737억달러), 일본(702억달러) 등도 스와프 계약을 시행했다. 다만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계약 체결 이후 아직 달러를 찾아간 적이 없다. 통화 스와프 규모는 각 나라가 희망하는 금액과 그 나라의 경제 및 외환시장 규모 등을 감안해 결정되며 스와프 계약을 하고도 인출하지 않은 것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