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한·일 관계 풀리나>
기사입력 2008-10-25 03:15 / 조선일보 / 주용중 기자
금융위기 계기로 복원 시도
과거사·독도 등 예민한 문제는 안 꺼내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한 탐색전을 가졌다. 지난 7월 일본의 중등교과서 해설서 독도영유권 명기 강행으로 양국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지 3개월 만이다. 두 정상을 한자리에 모은 동력은 세계적인 금융위기다. 이처럼 급박한 상황에서 한·일 양국이 서로를 외면하고 있기에는 경제적으로 너무 얽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 탓이다. 두 정상은 셔틀외교의 순조로운 복원을 위해 과거사와 독도 문제 등 서로 부담되는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양국관계가 주춤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에둘러 표현한 것이 전부다. 대신 30여분간의 회담에서 경제협력 분야에 화제를 집중시켰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은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함께 손잡고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면서 "아소 총리가 셔틀외교가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대통령이 아소 총리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양국 외교관계가 다시 정상궤도에 진입했지만 언제 다시 양국 간 고질적인 암초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 지 모른다는 게 한일관계의 숙명이다. 다음은 양국 정상의 대화 내용에 대한 이 대변인의 브리핑이다.
▲이 대통령=총리께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굳건하게 유지 발전시키는 데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아소 총리=한일 양국은 시장경제, 인권 등 중요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이 일본에 매우 중요한 나라다.
▲이 대통령=양국 관계가 그동안 주춤한 일이 있지만 뒤로 후퇴한 일이 없다. 앞으로는 이렇게 주춤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소 총리=한일 관계를 성숙한 파트너십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지평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언제든지 정상끼리 양국 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문제 등에 대해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북핵문제는 미국 대통령 선거도 있고 북한의 정세도 심상치 않은 조짐들이 있으니까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이 대통령=공감한다. 북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의 틀 내에서 한·미·일 3국 간에 공조가 필요하다.
▲아소 총리=양국 간 셔틀외교뿐 아니라 APEC 등 국제회의에서도 대화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12월 중순에 개최하고 싶은데 참석해달라.
▲이 대통령=좋다. 후쿠오카는 아소 총리의 고향으로 장소를 잘 택했다. 우리들뿐 아니라 의원들과 관계 장관들도 수시로 만날 필요가 있다. 지난 4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와 만났을 때 합의한 대학생 교류 활성화와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 등을 확실히 이행해 나가자. 후쿠다 총리가 가을에 방한키로 했었는데 아소 총리가 방한해 달라.
▲아소 총리=꼭 방문하겠다. 한·일 양국이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니 이번 금융위기 해결에도 보조를 맞추자.
<李대통령 "한일관계 주춤하는 일 없었으면">
기사입력 2008-10-24 16:07 최종수정2008-10-24 16:51 / 황정욱, 심인성 기자
아소총리 "수시로 전화 주고받는 관계 유지했으면..."
(베이징=연합뉴스) 황정욱 심인성 기자 =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간 24일 첫 베이징(北京) 정상회담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 지난 7월 일본의 중등교과서 해설서 독도영유권 명기 강행이후 중단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두 정상의 공통된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날 회담은 예정보다 5분 가량 길어져 오전 9시20분부터 9시55분(현지시각)까지 35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는 회담장에서 반갑게 악수를 하고 사진기자들을 위해 두 차례 포즈를 취한 뒤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아소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고, 지난번 제 취임식에도 참석해 준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면서 "아소 총리께서 한일의원 연맹에서 일하시고 외무대신 때도 양국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굳건하게 유지, 발전시키는데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소 총리는 "2년동안 외무대신으로 있을 때 한국을 4번 방문하고 외무장관 회의를 11번 했다"고 말한 뒤 배석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거론하며 "양국관계가 어려울 때 한국 관계자들이 많이 노력을 해 줬는데 일본 총리로서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비공개 회담에서도 두 정상은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을 소재 삼아 부드러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35세에 현대건설 사장에 올랐고, 아소 총리는 32세에 아소시멘트 사장을 지냈다.
아소 총리는 "이 대통령은 경제를 잘 아는 대통령이라 양국 뿐 아니라 일본으로서도 안심이 된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아소 총리가 젊은 시절 기업을 해 돈을 많이 벌었다고 들었는데 성과가 좋았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아소 총리는 "한일 양국이 이른바 시장경제와 인권 등 중요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고 그래서 한국이 일본에도 매우 중요한 나라"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양국관계가 주춤한 일이 있었지만 뒤로 후퇴한 일은 없었다. 앞으로는 주춤한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소 총리는 또 "한일관계를 성숙한 파트너십이라고 표현하고 싶고 이 같은 지평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양국간 문제뿐 아니라 지역문제 등에 대해서는 정상끼리 언제든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양 정상은 한미일 3국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했고, 특히 이 대통령은 "6자회담의 틀 내에서 한미일 3국간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미간 핵검증 합의 및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일본이 대북에너지 지원에 동참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데다 검증의정서 채택에 반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한일 양국이 지난 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 경험을 공유하고 있고, 이 경험을 토대 삼아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손잡고 나가야 한다는 공조 의지도 다시 한번 다졌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양 정상은 아울러 의원외교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상들 뿐 아니라 의원들과 관계 장관들도 수시로 만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아소 총리는 "양국간 의원외교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관계구축에 있어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소 총리는 이날 한일 셔틀외교가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대통령은 "원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가 방한하기로 돼 있었는데 갑작스런 사임으로 불발됐다"며 아소 총리의 방한을 초청했다.
또 아소 총리는 12월 중순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3국 정상회담 개최방침을 밝히면서 이 대통령에게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좋다"고 화답한 뒤 후쿠오카가 아소 총리의 고향이라는 점을 고려해 "참 좋은 장소를 택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李대통령-아소 총리 “셔틀외교 복원”>
기사입력 2008-10-24 18:19 / 경향신문 / 최재영 기자
ㆍ첫날 ‘5색 정상회담’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아셈 정상회의와 별도로 5차례의 개별 연쇄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전 8시30분 ‘아세안+3(한·중·일)’ 정상 비공식 업무 조찬을 시작으로 일본, 베트남, 덴마크, 폴란드 정상을 잇따라 만났다. 세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공조와 대처 방안 모색은 공통의 의제였지만 방점이 찍힌 대목은 조금씩 달랐다.
한·일 정상회담에선 지난 7월 일본 중등교과서 해설서의 독도 영유권 명기 강행으로 얼어붙은 양국 관계 복원에, ‘아세안+3’ 회의에서는 금융 위기 대응을 위한 역내 협력 강화에 무게가 실렸다. 베트남과는 현 ‘포괄적 동반자 관계’의 심화·발전 방안을, 유럽의 대표적 친환경 국가인 덴마크와는 신재생 에너지 및 환경 분야 협조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에게는 폴란드가 추진 중인 원전 등 에너지·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및 공군용 훈련기 조달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이날 첫 대좌에서 양국 관계 ‘해빙’을 위한 디딤돌 놓기에 주력했다. 두 나라가 직면한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서도 공동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그동안 주춤한 일이 있었지만 후퇴한 일은 없다”며 “앞으로는 주춤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소 총리가 한·일의원연맹에서 일하고, 외무대신 때도 양국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굳건하게 유지, 발전시키는 데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소 총리는 “한국은 일본에 매우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한 뒤 “한·일 관계를 성숙한 파트너십이라고 표현하고 싶고, 지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상끼리 언제든지 전화를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담에서는 ‘아세안+3’ 업무 조찬에서 합의된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IMF)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 조성 방안도 논의됐다. 이와 관련해 출연 비율을 놓고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을, 중국은 외환보유액을 기준으로 삼자고 맞서 있는 가운데 한국이 일본 입장을 지지하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처럼 금융 위기가 초점이다보니 독도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두 정상이 대화의 물꼬를 텄지만 ‘이제 시작’인 셈이다.
<李대통령-아소 “1997년 亞경험 살려 긴밀 협력”>
기사입력 2008-10-25 03:33 / 동아일보 / 박성원 기자
한일 ‘셔틀외교’ 석달만에 재개
독도-과거사 등 껄끄러운 이슈 언급안해
“북핵문제 6자틀 내에서 한미일 협조 필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공조가 우선이라 껄끄러운 숙제들은 뒤로 미룰 수 있었다.”
정부의 핵심 관계자는 24일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의 베이징 정상회담 결과를 이같이 요약했다. 실제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독도나 과거사 문제 등 민감한 이슈들은 테이블에 올리지 않은 채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 대책과 북핵 6자회담 공조 등에 논의의 초점을 맞췄다.
양 정상은 7월 일본이 중등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는 바람에 양국 간 ‘셔틀외교’가 중단된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정상회담에서 4월 양국이 합의한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왜곡 기도엔 엄정 대응하되 대일(對日) 관계의 큰 틀은 유지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외교 원칙에 따른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상황에서 한일 양국이 협력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한국으로선 중국(9월 말 기준 1조8088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의 달러 보유국인 일본(9967억 달러)과의 외환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양 정상은 특히 한일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극복 경험을 토대로 최근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공조 방침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양 정상은 한미일 3국 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6자회담의 틀 내에서 한미일 3국 간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미 간 핵 검증 합의 및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것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일본이 대북 에너지 지원에 동참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데다 검증의정서 채택에 반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한일 정상이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기는 했지만 양국 관계의 앞날은 결코 순탄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독도나 역사왜곡 문제가 터질 경우 양국 관계는 언제든 다시 냉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회담은 오전 9시 20분(현지 시간)부터 9시 55분까지 35분간 진행됐다.
회담에서는 이 대통령이 35세에 현대건설 사장에, 아소 총리는 32세에 아소시멘트 사장에 오르는 등 기업인 출신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점이 화제에 올랐다.
아소 총리는 “이 대통령은 경제를 잘 아는 대통령이라 양국뿐 아니라 일본으로서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아소 총리가 또 “한일 양국이 이른바 시장경제와 인권 등 중요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주춤한 일이 있었지만 후퇴한 일은 없었다. 앞으로는 주춤한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아셈 방문차 중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 간 첫 대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에 시선이 쏠렸던 것은 이번 아셈에서 최대 관심 중 하나가 후쿠다 총리의 바통을 이어받은 아소 총리와의 면담 내용이었다는 점에서다. 아소 총리는 한국에 대해 다소 강경한 발언을 해 온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이날 아소 총리의 멘트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본의 중등교과서 해설서 독도영유권 명기 강행 이후 냉각된 한?일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아소 총리 역시 의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돌파할 동력을 한?일관계 개선으로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게 양국 정상의 인식이었던 것으로도 풀이된다.
아소 총리는 “한?일양국이 이른바 시장경제 인권 등 중요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으며 한국은 일본에 있어서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아소 총리는 “한?일관계를 성숙한 파트너십으로 표현하고 싶다”고까지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양국관계가 그동안 주춤한 일이 있지만 뒤로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렇게 주춤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이날 의원외교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한?일관계의 형식적 차원을 벗어나 실질적 개선을 화두에 올렸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상들 뿐 아니라 의원들과 관계 장관들도 수시로 만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아소 총리는 “양국간 의원외교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관계구축에 있어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화답했다.
아소 총리는 이날 한일 셔틀외교가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원래 후쿠다 전 총리가 방한하기로 돼 있었는데 갑작스런 사임으로 불발됐다”며 아소 전 총리의 방한을 기대했다.
<李대통령 방한 요청에 아소 日 총리도 '예스'>
기사입력 2008-10-24 13:50 / 아시아경제 / 김성곤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24일 ASEM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회담은 지난 7월 일본의 독도영유권 왜곡시도로 기나긴 냉각상태로 접어든 양국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것. 그동안 한일 양국이 강조해온 셔틀외교가 사실상 복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일 정상은 특히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아소 총리에게 한국 방문을 요청했고 아소 총리는 이르면 연내 방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4월 방일에 따른 답방 성격이다. 예정대로라면 후쿠다 전 총리가 일본 재계 인사들과 함께 10월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총리직 사임에 따라 불발에 그쳤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아소 총리가 셔틀외교가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대통령도 아소 총리의 방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다만 아소 총리의 구체적 방한 시기와 관련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꺼렸다.
아울러 "오늘 회담에서는 당면한 국제금융위기 상황에 한일 공조가 주 내용이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며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해선 일체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2008-10-25 03:15 / 조선일보 / 주용중 기자
금융위기 계기로 복원 시도
과거사·독도 등 예민한 문제는 안 꺼내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한 탐색전을 가졌다. 지난 7월 일본의 중등교과서 해설서 독도영유권 명기 강행으로 양국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지 3개월 만이다. 두 정상을 한자리에 모은 동력은 세계적인 금융위기다. 이처럼 급박한 상황에서 한·일 양국이 서로를 외면하고 있기에는 경제적으로 너무 얽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 탓이다. 두 정상은 셔틀외교의 순조로운 복원을 위해 과거사와 독도 문제 등 서로 부담되는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양국관계가 주춤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에둘러 표현한 것이 전부다. 대신 30여분간의 회담에서 경제협력 분야에 화제를 집중시켰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은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함께 손잡고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면서 "아소 총리가 셔틀외교가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대통령이 아소 총리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양국 외교관계가 다시 정상궤도에 진입했지만 언제 다시 양국 간 고질적인 암초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 지 모른다는 게 한일관계의 숙명이다. 다음은 양국 정상의 대화 내용에 대한 이 대변인의 브리핑이다.
▲이 대통령=총리께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굳건하게 유지 발전시키는 데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아소 총리=한일 양국은 시장경제, 인권 등 중요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이 일본에 매우 중요한 나라다.
▲이 대통령=양국 관계가 그동안 주춤한 일이 있지만 뒤로 후퇴한 일이 없다. 앞으로는 이렇게 주춤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소 총리=한일 관계를 성숙한 파트너십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지평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언제든지 정상끼리 양국 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문제 등에 대해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북핵문제는 미국 대통령 선거도 있고 북한의 정세도 심상치 않은 조짐들이 있으니까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이 대통령=공감한다. 북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의 틀 내에서 한·미·일 3국 간에 공조가 필요하다.
▲아소 총리=양국 간 셔틀외교뿐 아니라 APEC 등 국제회의에서도 대화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12월 중순에 개최하고 싶은데 참석해달라.
▲이 대통령=좋다. 후쿠오카는 아소 총리의 고향으로 장소를 잘 택했다. 우리들뿐 아니라 의원들과 관계 장관들도 수시로 만날 필요가 있다. 지난 4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와 만났을 때 합의한 대학생 교류 활성화와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 등을 확실히 이행해 나가자. 후쿠다 총리가 가을에 방한키로 했었는데 아소 총리가 방한해 달라.
▲아소 총리=꼭 방문하겠다. 한·일 양국이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니 이번 금융위기 해결에도 보조를 맞추자.
<李대통령 "한일관계 주춤하는 일 없었으면">
기사입력 2008-10-24 16:07 최종수정2008-10-24 16:51 / 황정욱, 심인성 기자
아소총리 "수시로 전화 주고받는 관계 유지했으면..."
(베이징=연합뉴스) 황정욱 심인성 기자 =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간 24일 첫 베이징(北京) 정상회담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 지난 7월 일본의 중등교과서 해설서 독도영유권 명기 강행이후 중단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두 정상의 공통된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날 회담은 예정보다 5분 가량 길어져 오전 9시20분부터 9시55분(현지시각)까지 35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는 회담장에서 반갑게 악수를 하고 사진기자들을 위해 두 차례 포즈를 취한 뒤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아소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고, 지난번 제 취임식에도 참석해 준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면서 "아소 총리께서 한일의원 연맹에서 일하시고 외무대신 때도 양국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굳건하게 유지, 발전시키는데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소 총리는 "2년동안 외무대신으로 있을 때 한국을 4번 방문하고 외무장관 회의를 11번 했다"고 말한 뒤 배석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거론하며 "양국관계가 어려울 때 한국 관계자들이 많이 노력을 해 줬는데 일본 총리로서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비공개 회담에서도 두 정상은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을 소재 삼아 부드러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35세에 현대건설 사장에 올랐고, 아소 총리는 32세에 아소시멘트 사장을 지냈다.
아소 총리는 "이 대통령은 경제를 잘 아는 대통령이라 양국 뿐 아니라 일본으로서도 안심이 된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아소 총리가 젊은 시절 기업을 해 돈을 많이 벌었다고 들었는데 성과가 좋았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아소 총리는 "한일 양국이 이른바 시장경제와 인권 등 중요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고 그래서 한국이 일본에도 매우 중요한 나라"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양국관계가 주춤한 일이 있었지만 뒤로 후퇴한 일은 없었다. 앞으로는 주춤한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소 총리는 또 "한일관계를 성숙한 파트너십이라고 표현하고 싶고 이 같은 지평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양국간 문제뿐 아니라 지역문제 등에 대해서는 정상끼리 언제든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양 정상은 한미일 3국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했고, 특히 이 대통령은 "6자회담의 틀 내에서 한미일 3국간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미간 핵검증 합의 및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일본이 대북에너지 지원에 동참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데다 검증의정서 채택에 반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한일 양국이 지난 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 경험을 공유하고 있고, 이 경험을 토대 삼아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손잡고 나가야 한다는 공조 의지도 다시 한번 다졌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양 정상은 아울러 의원외교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상들 뿐 아니라 의원들과 관계 장관들도 수시로 만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아소 총리는 "양국간 의원외교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관계구축에 있어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소 총리는 이날 한일 셔틀외교가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대통령은 "원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가 방한하기로 돼 있었는데 갑작스런 사임으로 불발됐다"며 아소 총리의 방한을 초청했다.
또 아소 총리는 12월 중순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3국 정상회담 개최방침을 밝히면서 이 대통령에게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좋다"고 화답한 뒤 후쿠오카가 아소 총리의 고향이라는 점을 고려해 "참 좋은 장소를 택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李대통령-아소 총리 “셔틀외교 복원”>
기사입력 2008-10-24 18:19 / 경향신문 / 최재영 기자
ㆍ첫날 ‘5색 정상회담’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아셈 정상회의와 별도로 5차례의 개별 연쇄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전 8시30분 ‘아세안+3(한·중·일)’ 정상 비공식 업무 조찬을 시작으로 일본, 베트남, 덴마크, 폴란드 정상을 잇따라 만났다. 세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공조와 대처 방안 모색은 공통의 의제였지만 방점이 찍힌 대목은 조금씩 달랐다.
한·일 정상회담에선 지난 7월 일본 중등교과서 해설서의 독도 영유권 명기 강행으로 얼어붙은 양국 관계 복원에, ‘아세안+3’ 회의에서는 금융 위기 대응을 위한 역내 협력 강화에 무게가 실렸다. 베트남과는 현 ‘포괄적 동반자 관계’의 심화·발전 방안을, 유럽의 대표적 친환경 국가인 덴마크와는 신재생 에너지 및 환경 분야 협조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에게는 폴란드가 추진 중인 원전 등 에너지·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및 공군용 훈련기 조달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이날 첫 대좌에서 양국 관계 ‘해빙’을 위한 디딤돌 놓기에 주력했다. 두 나라가 직면한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서도 공동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그동안 주춤한 일이 있었지만 후퇴한 일은 없다”며 “앞으로는 주춤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소 총리가 한·일의원연맹에서 일하고, 외무대신 때도 양국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굳건하게 유지, 발전시키는 데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소 총리는 “한국은 일본에 매우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한 뒤 “한·일 관계를 성숙한 파트너십이라고 표현하고 싶고, 지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상끼리 언제든지 전화를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담에서는 ‘아세안+3’ 업무 조찬에서 합의된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IMF)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 조성 방안도 논의됐다. 이와 관련해 출연 비율을 놓고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을, 중국은 외환보유액을 기준으로 삼자고 맞서 있는 가운데 한국이 일본 입장을 지지하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처럼 금융 위기가 초점이다보니 독도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두 정상이 대화의 물꼬를 텄지만 ‘이제 시작’인 셈이다.
<李대통령-아소 “1997년 亞경험 살려 긴밀 협력”>
기사입력 2008-10-25 03:33 / 동아일보 / 박성원 기자
한일 ‘셔틀외교’ 석달만에 재개
독도-과거사 등 껄끄러운 이슈 언급안해
“북핵문제 6자틀 내에서 한미일 협조 필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공조가 우선이라 껄끄러운 숙제들은 뒤로 미룰 수 있었다.”
정부의 핵심 관계자는 24일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의 베이징 정상회담 결과를 이같이 요약했다. 실제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독도나 과거사 문제 등 민감한 이슈들은 테이블에 올리지 않은 채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 대책과 북핵 6자회담 공조 등에 논의의 초점을 맞췄다.
양 정상은 7월 일본이 중등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는 바람에 양국 간 ‘셔틀외교’가 중단된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정상회담에서 4월 양국이 합의한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왜곡 기도엔 엄정 대응하되 대일(對日) 관계의 큰 틀은 유지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외교 원칙에 따른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상황에서 한일 양국이 협력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한국으로선 중국(9월 말 기준 1조8088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의 달러 보유국인 일본(9967억 달러)과의 외환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양 정상은 특히 한일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극복 경험을 토대로 최근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공조 방침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양 정상은 한미일 3국 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6자회담의 틀 내에서 한미일 3국 간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미 간 핵 검증 합의 및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것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일본이 대북 에너지 지원에 동참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데다 검증의정서 채택에 반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한일 정상이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기는 했지만 양국 관계의 앞날은 결코 순탄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독도나 역사왜곡 문제가 터질 경우 양국 관계는 언제든 다시 냉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회담은 오전 9시 20분(현지 시간)부터 9시 55분까지 35분간 진행됐다.
회담에서는 이 대통령이 35세에 현대건설 사장에, 아소 총리는 32세에 아소시멘트 사장에 오르는 등 기업인 출신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점이 화제에 올랐다.
아소 총리는 “이 대통령은 경제를 잘 아는 대통령이라 양국뿐 아니라 일본으로서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아소 총리가 또 “한일 양국이 이른바 시장경제와 인권 등 중요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주춤한 일이 있었지만 후퇴한 일은 없었다. 앞으로는 주춤한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李대통령-아소총리 첫 만남 화기애애했던 이유는?>
기사입력 2008-10-24 16:06 / 헤럴드경제 / 김영상 기자아셈 방문차 중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 간 첫 대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에 시선이 쏠렸던 것은 이번 아셈에서 최대 관심 중 하나가 후쿠다 총리의 바통을 이어받은 아소 총리와의 면담 내용이었다는 점에서다. 아소 총리는 한국에 대해 다소 강경한 발언을 해 온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이날 아소 총리의 멘트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본의 중등교과서 해설서 독도영유권 명기 강행 이후 냉각된 한?일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아소 총리 역시 의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돌파할 동력을 한?일관계 개선으로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게 양국 정상의 인식이었던 것으로도 풀이된다.
아소 총리는 “한?일양국이 이른바 시장경제 인권 등 중요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으며 한국은 일본에 있어서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아소 총리는 “한?일관계를 성숙한 파트너십으로 표현하고 싶다”고까지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양국관계가 그동안 주춤한 일이 있지만 뒤로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렇게 주춤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이날 의원외교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한?일관계의 형식적 차원을 벗어나 실질적 개선을 화두에 올렸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상들 뿐 아니라 의원들과 관계 장관들도 수시로 만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아소 총리는 “양국간 의원외교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관계구축에 있어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화답했다.
아소 총리는 이날 한일 셔틀외교가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원래 후쿠다 전 총리가 방한하기로 돼 있었는데 갑작스런 사임으로 불발됐다”며 아소 전 총리의 방한을 기대했다.
<李대통령 방한 요청에 아소 日 총리도 '예스'>
기사입력 2008-10-24 13:50 / 아시아경제 / 김성곤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24일 ASEM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회담은 지난 7월 일본의 독도영유권 왜곡시도로 기나긴 냉각상태로 접어든 양국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것. 그동안 한일 양국이 강조해온 셔틀외교가 사실상 복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일 정상은 특히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아소 총리에게 한국 방문을 요청했고 아소 총리는 이르면 연내 방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4월 방일에 따른 답방 성격이다. 예정대로라면 후쿠다 전 총리가 일본 재계 인사들과 함께 10월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총리직 사임에 따라 불발에 그쳤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아소 총리가 셔틀외교가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대통령도 아소 총리의 방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다만 아소 총리의 구체적 방한 시기와 관련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꺼렸다.
아울러 "오늘 회담에서는 당면한 국제금융위기 상황에 한일 공조가 주 내용이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며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해선 일체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