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서울 2008 “I have nothing to say and I am saying it”은 영상, 사운드, 빛, 무용, 연극 등 시간과 공간에 개입하는 다양한 요소들과 접목된 동시대 예술 전시로 관람객으로 하여금 ‘방문자’가 아닌 ‘참여자’로 동참하게 한다. 현재성에 관계하는 이러한 비물질적인 형태의 예술은 관객과 작품이 거리를 두고 만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 관객이 시간과 공간에 들어가서 새로운 경험과 에너지를 만나게 된다. “I have nothing to say and I am saying it”에는 개념미술, 미니멀리즘, 실험극, 미디어 아트, 현대무용과의 역사적 의미를 토대로 국제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국내외의 50여 명의 작가들이 참가하여 각각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하여 실험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작품들은 상이한 매체를 가지고 개별적인 프로젝트로 진행되지만 전시의 개념적 맥락 안에서 조화를 이루게 된다. 육체의 움직임과 움직임을 통한 공간의 확장, 작품과 관객과의 관계, 예술의 일상화, 연극적 시공간 연출과 같은 다원적 관점은 1960-70년대 퍼포먼스 및 개념주의 작가들에 의해서 시도되었고 동시대 예술에서도 새로운 각도로 재조명되고 있다. 그리하여 “I have nothing to say and I am saying it”에서는 이러한 동시대 예술작품들과 함께 이에 대한 배경이 되는 역사적인 작품들의 영상, 사진, 공연, 오브제 등이 함께 제시된다.
총 12개의 장소에서 전시되는 “I have nothing to say and I am saying it”에 참가하는 작가들 중 대부분은 전시장이 지닌 장소성에 연관하여 새로운 작업들을 실행한다. 특히 구 서울역사에는 건물이 지닌 역사적이고 사회문화적인 맥락과 연계하여 전시가 구성되고 사간동 일대의 아트센터나 갤러리의 경우에도 전시 장소에 대한 탐구가 선행된 후 작업이 구성된다. 그리하여 플랫폼의 참여작가들은 대부분 자신이 전시할 장소에 미리 방문하여 장소와 결부하여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작하거나 기존의 작업을 설치할 경우에도 장소와 연계하여 새롭게 전개하는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전시 설명
플랫폼 서울 2008 “I have nothing to say and I am saying it”의 기획을 맡은 사무소(SAMUSO)는 일반 관객에게 친숙하지 않은 동시대 미술의 이해를 돕고 12개의 공간에 퍼져있는 전시를 효율적으로 관람하기 위하여 모든 전시장에서 매일 도슨트 투어를 운영한다. 특히 구 서울역사는 수년간이나 방치된 공공 장소로서의 안전성 문제와 함께 효율적인 작품 관람을 위해 매 30분마다 도슨트 투어가 진행된다. “I have nothing to say and I am saying it”에서 도슨트는 단지 작품을 설명하는 자가 아니라 관객과 소통하고 토론을 유도하는 적극적인 매개자로서 전체 전시 구성의 일부분이 된다.
“I have nothing to say and I am saying it”
전시에 대한 경험은 결국 새로운 시간과 공간과의 조우이다. 이는 새로운 지각적 경험이지만 소통에는 한계가 있다. 지식과 개념은 전달될 수 있지만 감각과 경험이 완전하게 전달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I have nothing to say and I am saying it” 전시에 들어서는 순간 관객은 작품이 속한 시간과 공간에 삽입되어 시각에 한정되지 않는 공감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존 케이지(John Cage)는 완전하게 침묵이 흐르는 방 안에서 자신의 맥박의 진동, 혈관의 흐름의 소리 등 평소에는 느낄 수 없었던 감각을 지각하는 경험을 한다. 이러한 의도되지 않는 지각적 경험을 “I have nothing to say / and I am saying it / and that is poetry / as I need it” 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비록 완전한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일방적인 시각적 경험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체험해야 느낄 수 있는 감각의 경험을 제시한다는 의미에서 전시의 제목을 “I have nothing to say and I am saying it”이라 한다.
Arts/전시회 소식 / Exhib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