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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Articles

10.19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한 시장 반응

<정부, 경기 부양 ‘뾰족한 카드’ 없어 골머리>

기사입력 2008-10-20 02:51 / 서울신문 / 김태균 기자

정부가 거시 경제정책 기조를 ‘경기부양’으로 전환키로 하고 다양한 정책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물가와 환율 불안 등 변수가 많아 판단과 선택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국회에 제출한 감세안과 예산안을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우리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해 서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담한 감세정책과 함께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수출 위축에 따른 문제를 내수로 메우지 않으면 경제 전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26조원 규모의 감세 조치를 담은 각종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관철하기로 했다. 법인세 인하를 통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소득세 등을 낮춰 내수가 가라앉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금융, 실물 경기가 모두 어려워진 만큼 감세의 당초 취지를 살리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 확충, 건설경기 활성화 등 다양한 부문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우려되는 부분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정책 수립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우선 확대재정의 재원 마련 문제다. 감세 기조 하에서 무슨 돈으로 추가재원을 마련할지에 대해 정부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행 예산안을 국회에서 수정한다고 해도 그 폭에 제한이 많은 만큼, 필요할 경우 국채발행을 통해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부 내 다른 관계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기는 하지만 재정 건전성은 확고하게 유지해야 한다.”면서 “기존 지출계획의 항목조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기에 흔히 사용하는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경기 부양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에 비해 건설의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부동산 버블 등 문제가 있어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민간 경제전문가는 “무리하게 건설경기 부양에 나선다면 부동산 버블의 부작용을 더욱 심화시키고 별 효과도 없이 국가재정만 축내게 될 것”이라면서 “건설 분야를 경기부양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정책에서도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국내 고용사정은 9월 취업자의 전년대비 증가폭이 3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은 11만명 선에 그치는 등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는 참여정부 때 당장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만들었던 사회적 일자리가 줄어든 데 큰 원인이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상황이 워낙 안 좋기 때문에 사회안전망의 차원에서 일자리 문제에 접근할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최근 석달 만에 최고치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환율불안 등으로 여전히 물가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확대 재정의 부작용을 우려케 한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물가를 잡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면서 “경기 활성화 방안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결코 물가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말했다.


<"예상했던 범위… 효과 제한적일 것">

기사입력 2008-10-20 03:05 / 조선일보 / 강경희, 김재곤 기자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했던 범위 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 "이 대책으로 시장 불안이 잠재워지지 못할 경우 정부의 방어선이 급속히 무너질 수도 있다"(증권사 A애널리스트)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AP·로이터·블룸버그 등 주요 통신사들도 일제히 한국 정부 대책을 전하면서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위기에 직면한 금융권을 살리려는 전 세계적인 노력에 한국도 동참했다"(로이터)고 보도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돈이 제대로 돌지 않는 신용 경색 현상이 지속되는 한, 우리 정부의 대책으로는 제한적 효과밖에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로 본격 옮겨 붙기 전에 시장이 기대하는 이상의 더 적극적인 대책이나 부동산 등의 실물경제를 살리는 경기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공필 우리금융지주 전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고갈되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국이 경쟁하는 상황인데도 나라들마다 위기를 인식하는 데 시차(時差)가 있다"며 한국 정부의 대책이 한 템포 늦었음을 지적했다.

최 전무는 "우리에게 나타나는 위기의 양상이 제한적이라고 해서 정부가 과감한 대책보다는 미온적 대책을 내놓는다면 실기(失機)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책에도 불구,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될 경우 선진국 정부들이 취한 것처럼 예금 보호, 은행에 대한 구제 금융 등 더 적극적인 추가 대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금융 불안이 실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위기를 겪는 건설사 관련 대책이라든지, 적어도 금융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대책 하나 정도는 포함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미국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감세 등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우리도 이런 방안을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빠르면 다음달 초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보도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에 나온 증시 부양책은 이미 시장에 알려졌던 내용이고, 거래세 인하 같은 직접적 부양책은 빠져 있다"며 "이번 대책으로는 시중 자금이 증시에 유입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상무는 "증시 관련 대책이 장기간에 걸쳐 효과가 나타나는 한방(韓方) 처방이라면 외환 관련 대책은 즉시 영향이 나타나는 양약(洋藥) 처방"이라고 표현했다.


<정부, 환란후 최고 강도 처방전… '돈맥경화' 풀릴까>

기사입력 2008-10-19 20:58 | 최종수정2008-10-20 10:53 / 세계일보 / 주춘렬, 우상규 기자

정부가 국내로 번지는 금융위기를 잠재우기 위한 고강도 처방전을 내놓았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 종합대책은 은행의 대외채무를 정부가 직접 지급보증해 ‘달러가뭄’ 사태를 해결한다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외화자금 확보를 위한 메가톤급 조치다.

이번 ‘10·19 카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나온 정부 대책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만큼 금융시장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외환위기 때를 방불케 하는 비상조치”라는 말도 나온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은 금융위기의 불길을 잡는 데 어느 정도 보탬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금융안정을 기대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위기의 파고가 높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은 세계 각국의 대책 수위에 비하면 약한 게 사실이다. 선진국 간 달러신용 핫라인 구축도 불확실하다. 이 때문에 정부의 ‘나홀로 대책’으로는 국내로 번지는 금융위기의 불길을 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가 국제공조체제에 맞춰 예금자 보호 강화 등 선진국과 비슷한 카드를 과감하게 던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달러가뭄과의 전쟁’ 돌입=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정부가 금융불안의 진원지인 ‘달러가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1000억달러 규모의 은행 대외채무에 지급보증을 하고, 300억달러를 기업과 은행에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은 “각국 정부가 은행 간 차입에 보증을 서면서 우리 은행들이 해외자금 조달 때 반사적인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최근 우리나라 은행들은 하루짜리 단기차입도 쉽지 않다. 미국과 유럽 각국이 은행 간 자금거래에 지급보증을 하면서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정부 보증 없이는 돈이 돌지 않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외환 부문의 안정대책과 함께 채권·주식시장 안정책도 나왔다. 정부와 한은은 시장에서 직접 채권을 사들여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주식형펀드에 대한 세제지원 조치도 단행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이번 조치로 주식·채권시장에 10조원 정도의 자금이 흘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탄력받는 경기부양=실물경제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도 주목된다. 정부는 기업은행에 1조원 수준의 현물출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에 12조원 이상의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것. 아파트 미분양 해소와 건설업체 자금 지원을 목표로 한 건설경기 부양책도 추진되고 있다. 이번 주 추가로 발표되는 ‘건설사 지원대책’에는 대출 만기 연장, 신규대출 지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해소, 미분양 펀드 혜택 확대와 같은 파격적인 조치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건설업체 부도→금융부실 증가→금융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조치다.

강만수 장관은 “실물경제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고 서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필요하면 재정지출 확대와 같은 경기부양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넘어야 할 산 많아=D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대내외 여건에 비춰 볼 때 정부 대책으로 금융시장의 안정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불안이 해외시장을 진원지로 촉발되고 있는 만큼 국내용 대책은 태생적인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예금자 보호와 은행자본 확충 조치가 빠진 점도 논란거리다. 해외에서 국내 은행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내시장 상황만을 전제로 한 미온적인 대책은 자칫 자금의 해외 이탈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달러신용 핫라인’에서 배제된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한·중·일 상호 자금 지원·협력과 국제적인 금융공조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해당 국가들이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일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은행 달러기근에 정부 국제공조 동참>

기사입력 2008-10-19 16:30 | 최종수정2008-10-20 10:13 / 머니투데이 / 여한구 기자

고강도 '금융처방전' 발표 배경은

정부가 국내은행의 외환거래에 대한 지급보증과 장기펀드 소득공제 혜택 등 고강도 처방전을 내놓은 것은 글로벌 위기 국면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여건이 매우 위태로움을 반증한다.

정부는 지난주 중반까지만해도 외화차입에 대한 정부 보증건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며칠새 입장이 돌변했다. 특히 호주에 이어서 미국와 유럽연합(EU)이 은행 간 자금 거래에 대한 보증에 나서고, 아시아국가 중에서도 싱가포르가 지급보증 대열에 합류하자 우리 정부도 방향을 급선회했다.

이와 관련,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시간을 끌면 국내 은행들이 더 차별을 받고 어려운 입장에 처할 수 있어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 주요국에서 인터뱅크 거래에 대해 정부가 보증을 해주는 마당에 외부에서 달러를 빌릴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가 손을 놓고 있을 경우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달러 기근 현상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합의한 국제공조에 합류해야 한다는 점도 작용했다.

국회의 승인을 얻어야하는 지급보증 문제를 섣불리 꺼내기가 부담스러웠지만 글로벌 대세가 확인되자 신속하게 실행에 옮긴 흔적도 엿보인다.

여기에 선제적 대응을 요구하는 금융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응속도를 늦췄다가는 '뒷북' 대책이라는 비판에 직면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읽힌다. 재정부 관계자는 "너무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적절한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내년 6월까지 도입하는 신규 및 차환용 외환 차입에 대해서 10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보증키로 기한과 범위를 정했다. 여기에는 내년 6월까지 만기 도래하는 국내은행의 대외채무가 800억 달러 규모인 점도 고려됐다.

이번 대책에는 정부가 은행에 달러 공급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200억 달러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개별은행에 지원되고, 100억 달러는 외환스와프 시장에 공급한다.

강 장관은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은행에는 개별적으로 200억 달러를 직접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초 수출입은행에 50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그때는 기업들의 선물환 거래에 숨통을 터주기 위한 조치였다면 이번에는 달러 부족에 시달리는 은행권에 달러를 수혈해주기 위한 차원이다. 정부가 은행들과 직접 거래를 할 수 없어 수출입은행을 거치는 방식이 적용됐다.

이 같은 사실상의 은행권 직접 지원은 강만수 장관이 지난 6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필요하면 은행에 달러를 직접 지원하는 조치도 취하겠다"고 비공개로 약속했고, 이번에 실행에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에는 정부로부터 달러를 직접 지원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해당 은행의 대외신인도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공개를 하지 않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단계가 지났다는 판단이다.

장기펀드에 대한 세제혜택 부여는 증권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사안으로 역시 정부는 세수 감소 부담을 내세워 귀를 닫아왔다. 하지만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코스피가 1100원대로 급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주식시장이 패닉 상황으로 치닫자 장기펀드에 대한 세제지원까지 대책에 포함시켰다.

특히 수십% 대 마이너스 수익률에 울고 있는 기존 펀드 가입자의 동요가 심상치 않자 최초 1년간 불입액의 20% 세제혜택이라는 '당근'과 중도해지시 추징이라는 '채찍'을 동시에 내놓았다.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펀드를 갈아타더라도 초기에 혜택을 많이 주고 해지하면 그만큼 물어줘야하는 금액도 크게 해 되도록이면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비상상황에서 추가 감세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었다"면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14개월짜리 단기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 펀드 세제지원과 함께 요구했던 증권거래세 인하는 이번에도 검토되지 않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증권거래세를 인하해도 그 효과가 단기간에 미치기 때문에 초기부터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고위인사는 "22일로 예정된 건설업 안정대책까지 발표하고 나면 당분간은 신규 대책보다는 발표된 대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IMF 총재 "금융위기 한국조치 환영">

기사입력
2008-10-20 06:18 | 최종수정2008-10-20 07:56 / 김지훈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는 19일 (현지시간)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한국이 발표한 조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또 은행 외화차입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은 한국의 정책이 선진국들과 밀접하게 보조를 맞추도록 하고 국내 외환시장의 어려움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어 전 세계 금융시장의 어려운 상황이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한국 정부의 대책이 국내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지원하고 상당한 외환보유액을 포함, 튼튼한 거시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 "시장불안 완화에 효과">

기사입력 2008-10-19 11:37 / 연합뉴스 / 정성호, 신호경, 이준서 기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시장의 불안을 일정 부분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외화 및 원화 유동성 해소, 중소기업 지원, 증시 안정책 등 여러 부문에 대한 종합 처방을 내놓은 점도 정책 효과를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가 본질적으로 해외 요인에서 비롯된 데다 실물경기의 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어서 이런 부분에서 개선의 징후가 나타날 때까지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실물경제 대책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이번 대책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얼마나 진정될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결국 금융시장의 문제는 유동성 부족인데, 이번 조치는 정부가 적절하게 선제적 대응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외화 유동성 문제, 원화 유동성 문제는 바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차단해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드러난 것이다.

이번 조치로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고 부족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시기적으로 늦었다, 빠르다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니다. 늦었다 해도 지금이라도 빨리 할수록 좋다.

그러나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 정부가 나름대로 면밀한 시나리오를 짜서 대응방안을 수립하는 게 필요하다. 그때그때 대증처방을 내리는 것보다는 시나리오를 짜놓고 정책 수단별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장 큰 문제 될 수 있는 게 증시다. 펀드런 상황이 일어나면 원화 유동성에 큰 문제가 생긴다. 이에 대해 정부가 경각심을 갖고 펀드런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또 기업의 자금 수요를 원활히 충족시켜 대금 결제가 제대로 되도록 해야한다.

◇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대부분 언급됐던 내용들이 이번 대책에 들어간 것 같다. 외환, 국내 유동성, 주식 시장 등을 두루 망라하는 종합적인 대책이다. 이런 패키지 형태의 일괄 정책을 내놔야 정책 효과가 커질 것이다.

그렇다고 이번 조치가 불안 상황을 완전히 종식시킨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외화 차입의 경우 정부가 보증해준다고 해서 쉽게 빌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국 금융기관에 돈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신용이 낮아서가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 경색 때문에 차입을 못하는 것이다.

정부가 보증하면 차입 여건이 좋아지겠지만 100% 해소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국제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 한 해소되는 방향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주식형 펀드에 대한 세액 공제는 도움이 되겠지만 주가가 빠지는데 투자자가 펀드를 사지는 않는다. 펀드 투자는 주식 시장에 대한 전망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 조치로 주식 시장의 불안이 해소될 것이라는 얘기는 못한다.

이런 것과 함께 실물경제 상황이 안정돼야 한다. 정부의 정책으로 영향을 줄 수 없는 해외 변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도 중요할 것이다. 아쉬운 부분은 크게 없다. 다만 후속조치로 실물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조치들이 취해져야 한다.

◇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한국의 금융 불안의 핵심은 외화 유동성이다. 그로 인해 원화 유동성도 꼬이고 있다. 일차적인 해법을 외화유동성에서 잡고 순차적으로 원화 유동성, 주식시장 대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가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다만 대책 발표가 다소 늦은 부분은 아쉽다.

국내 금융 불안의 30%는 국내적 요인, 70%는 해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자체적으로 달러가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해외 쪽에서 달러가 부족하다. 환율 1,200원 이상은 해외 쪽 요인에 의한 것이다.

해외에서 국내 금융기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주로 부동산 PF에 관련된 것들이다. 이번주 부동산대책까지 마무리된다면 대내적으로는 할 만큼은 한 것으로 보이고 해외 쪽이 얼마나 나아질지를 봐야 한다.

일단 대내적으로는 기업이나 개인들이 보유 달러를 팔려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음달 중순부터 미국 구제금융이 본격 시행돼 해외 사정이 나아지는지를 봐야 한다. 일단 단기적으로 대내적인 대책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일단 현 단계에서 이 정도 대책이면 부족하다고 보지 않는다. 현재 상황은 실제로 우리 금융기관들의 부실자산이 많다거나 자본잠식이 됐다는 차원이 아니라 금융기관들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따라서 대책의 초점을 '유동성 공급'과 차후 신뢰 붕괴에 따른 신용경색을 막는 데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나중에 실물경제가 정말 좋지 않다거나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라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다른 대책이 필요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신용 대책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대책만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진정될 것인지 여부는 말하기 어렵다. 현재 국내 금융 불안은 우리 내부적인 일이나 실물경제 문제의 영향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자체의 영향을 받은 결과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정도와 기간 등에 따라 국내 상황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이번에 발표한 은행의 해외차입 보증 이외에도 기존 대책에서 외화유동성 공급을 계속 발표해왔다. 달러 유동성 만큼은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서 자꾸 한국을 때리는 데는 금융불안이 국내에서 증폭된 측면도 있다. 9월 위기설, 적정 외환보유액 논란 등에 대해 대내적으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다보니 외부에서도 그런 시각으로 보게 된 것이다. 따라서 글로벌 안정 못지않게 대내적인 안정도 중요한데 최소한 외화유동성 측면에서는 이번 대책이 적지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정부 입장에서는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 다만 차후에 실물 부분에 대한 대책도 함께 나와야 한다. 당분간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글로벌 금융불안은 세계 공조를 통해 어느 정도 통제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금융부문의 불안 심리가 내수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다.

미국이 구제금융안 7천억 달러를 마련하면서 감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도 함께 언급했는데 우리도 이런 추세를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

◇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오늘 나온 조치들은 금융시장의 '신뢰의 위기'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외환시장 안정에는 충분히 기여할 것으로 본다.

더구나 이번 조치로 정책 수단들을 모두 소진한 것이 아니다. 규모를 늘려 유동성 공급을 추가로 할 수도 있고, 금리나 재정 정책을 얘기할 수도 있다. 이번엔 외화 유동성에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 추가 대책의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고 남겨놔야한다.

이번 조치는 일단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라는 시장 인식에 동의한 것 같다. 꼭 환율을 내리라는 게 아니라 변동성을 줄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은행들에 비해 외화차입 여건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외환시장이 안정되면 자연스럽게 환율도 내릴 것이다. 그 다음에는 실물경기에 대해 적극적 정책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손실 본 펀드 투자자들 세제 혜택 믿고 돌아올지 의문”>

기사입력 2008-10-19 21:11 | 최종수정2008-10-20 00:32 / 국민일보 / 전웅빈 기자

전문가 반응

정부가 증시 폭락이라는 불을 끄기 위한 소방수 역할에 나서며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투자심리 안정을 가져올 수 있지만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약발이 세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지수 1200대가 무너진 것은 은행과 건설주 등 유동성에 허덕이는 종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화와 원화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은행, 건설주의 숨통이 어느 정도 트일 전망이다. 국민연금 홀로 고군분투하던 증시 수급도 펀드 세제 혜택이라는 '원군'을 만난 투신권이 매수세로 돌아서게 되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펀드 세제 혜택 카드는 큰 빛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올 들어 반토막에 가까운 투자 손실을 본 펀드 투자자들이 세제 혜택을 믿고 다시 펀드에 돈을 넣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정부 대책이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안정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40∼50% 손해를 본 펀드 투자자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는 어려워 증시에 별다른 의미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해외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국내시장에 외화와 원화 유동성을 원활히 함으로써 시간 벌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주식, 펀드 투자자들은 세금에 둔감한 편"이라며 "최근 주가 하락세는 세금 혜택 등 국내 문제가 아니라 신용경색이란 대외 사태이기 때문에 세제 혜택으로 투자 매력이 크게 살아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다 세밀한 정책이 추가로 나와야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수석연구원은 "리보가 내려가는 등 최악의 상황은 면한 모습"이라면서도 "부동산 자산담보 만기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투자심리 회복은 어렵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위기 근본진화엔 역부족">

기사입력 2008-10-19 12:21 / 연합뉴스 / 이율 기자

 증권업계는 19일 정부가 내놓은 금융종합대책이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의 패닉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를 근본적으로 진화하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은행들이 외화유동성 부족에 허덕거려 정부가 어쩔 수 없이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었지만 궁극적으로 해외쪽 유동성이 풀려야 문제가 해결되는 상황인 만큼 해외쪽 난기류가 계속되면 외환보유고만 쏟아부은 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또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해서도 현금흐름은 괜찮지만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기업은 지원을 통해 살려야겠지만, 부실기업들을 무작정 안고 가야 하는지는 의문"이라며 "구조조정은 늘 아프지만 부실이 키워지면 나중에 더 큰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책으로 시장이 반등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며 "금융위기가 말끔히 해결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며, 결국 살아남기 어려운 기업들이 정리되는 시점에서 위기가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이 미국시장의 움직임과는 별도로 패닉상태에 빠져드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이번 외화.원화 유동성 대책은 금융시장에 일시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위기가 해결되려면 16만호에 달하는 아파트 미분양 해소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아파트값이 내려 민간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한 정부가 미분양 아파트를 인수해서 일시적으로 갖고 있다가 나중에 되파는 식의 대책이 추가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안정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40∼50% 손해를 본 펀드투자자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는 어려워 증시에는 별다른 의미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해외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국내시장에 외화와 원화 유동성을 원활히 함으로써 시간벌기를 해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해외금융시장의 안정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위기의 근본적 해소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업계 "세제혜택 기대 이상">

기사입력 2008-10-19 16:32 | 최종수정2008-10-19 17:53 / 머니투데이 / 박성희 기자

[회사채형펀드까지 "환영"…자금 유입 효과는 미지수]

자산운용업계는 19일 정부의 펀드 세제혜택을 크게 반겼다. 업계 주장대로 기존 투자자들도 계약을 갱신하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소득공제 대상도 예상보다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번 '국제금융시장 불안 극복방안'이 제시한 안은 이달 20일부터 내년 말까지 펀드자산의 60% 이상을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적립식 주식형펀드에 3년 이상 가입한 경우 연 1200만원(분기당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 3년간 배당소득에 대해선 '비과세'다.

무엇보다 세수 감소 등의 우려로 신규 펀드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걱정과 달리 기존 투자자들도 계약을 갱신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데 업계는 환영하고 있다.

게다가 기대하지 않았던 국내회사채형 거치식펀드도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1인당 총 3000만원(부부는 6000만원)까지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선물'까지 얻었다.

김정아 자산운용협회 실장은 "기존 펀드 투자자도 앞으로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고, 회사채형펀드까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건 기대 이상"이라며 "무엇보다 보유기간이 3년 이상이어서 장기 투자가 자리잡는 데 큰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을 떠나서 세제혜택이 주어진다는 자체가 펀드 시장에 고무적"이라며 "최근 수익률이 워낙 안 좋아 '바닥일 때 투자하라'고 말하기도 곤란했는데 이번 대책이 강한 심리적 동인이 돼 자연스럽게 신규 자금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분위기가 급변해 펀드로 갑자기 자금이 대거 유입되거나 단기적으로 증시 부양 효과를 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양은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늘면서 우려됐던 환매 압력은 크게 줄 것"이라면서도 "세제 혜택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신규 불입을 자극하겠지만 공제율이 점차 줄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여지는 적다"고 분석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요인을 제거해 장기적인 수급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최근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 매도와는 관계가 없어 단기 증시 흐름에 큰 효과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펀드로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수익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득공제를 받더라도 펀드 수익률이 최소한 3.2%(5.8% 이율 가정) 이상은 나와야 은행예금 이자와 같아지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 반등과 함께 결국 운용사의 운용능력이 담보돼야 투자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中企, 기업銀 정부출자 환영..환율안정 기대>

기사입력 2008-10-19 15:36 / 연합뉴스 / 구정모 기자

중소기업계는 정부가 19일 내놓은 금융안정화 대책에 환영을 뜻을 나타내며 은행이 더욱 적극적으로 업계에 유동성을 지원해줄 것을 주문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우선 정부가 기업은행에 1조원 규모의 현물을 출자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무대출비율(70%)이 있어 그동안 '비 올 때 우산 뺏는' 다른 은행들과 달리 유동성 위기의 상황에서도 꾸준히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해왔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최근과 같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이 기업은행에 대출이 몰릴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중기대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은행이 자칫 대출 재원이 모자랄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1조원 현물지원은 대단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소기업계는 또 정부가 은행의 대외채무를 1천억달러 내에서 3년간 지급보증하기로 한 것이 외환시장의 안정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했던 기업들이 최근 환율 급등으로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집계에 따르면 키코 피해로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146개사의 환손실이 환율이 1천원일때는 4천279억원이지만, 환율이 오름에 따라 그 규모가 7천412억원(1천100원), 1조1천33억원(1천200원), 1조4천385억원(1천300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환헤지 피해 중소기업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당장 키코 결제금을 마련하는 것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환율이 떨어져야 전체 손실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번 정부조치로 인해 환율이 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다만 지급보증 등 은행에 대한 정부지원이 이뤄지는 만큼 산업계로 유동성이 흘러들어 갈 수 있도록 은행이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키코를 비롯해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이달 초 정부가 유동성 지원방안을 발표했지만 은행들이 소송을 포기할 것을 압박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자 실제로 은행이 얼마나 중소기업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지 중소기업계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정부가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에도 은행에 지급보증을 하기로 한 것은 은행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며 "은행도 정부의 고육책에 호응해 자신만 살 것이 아니라 유동성이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생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기중앙회는 이밖에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방안을 통해 신.기보의 보증한도를 늘리기로 함에 따라 보증기관이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기보의 재원확충에 정부가 신경을 써 주길 바라고 있다.


<정부 '후속대책'은…재정지출 확대카드도 '만지작'>

기사입력 2008-10-20 19:34 | 최종수정
2008-10-21 10:15 / 세계일보 / 김용출 기자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대책 ‘후속카드’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물줄기가 잡혔다”고 밝히고 있지만, 세계 금융위기의 한파가 시시각각 국내로 번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금융시장 악화와 경기 침체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일 “국내 경제가 악화되는 데 대한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며 1000억달러 규모의 은행 대외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에 이어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대책을 추가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가시화하는 경제안정 정책=재정부는 정부 보증이 필요한 경우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국가재정법(제92조)에 따라 은행 대외채무의 정부 지급보증 동의안을 이번 주중 국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야당에서 통과를 전제로 강만수 재정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정부 지급보증의 시급성을 감안할 때 처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재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지급보증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마련 중이다. 정부는 은행별로 내년 6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의 120∼140% 정도를 지급보증한다는 계획이다. 지급보증 수수료는 미국이 0.75%인 점을 감안해 연 1% 내외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는 ‘도덕적 해이(모럴 헤저드)’ 비판이 일고 있는 점을 감안, 정부의 지급보증을 통해 조달한 외화를 적합한 용도에 사용했는지를 점검하는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어떤 ‘후속 정책카드’ 준비하나=정부는 금융시장 안정대책 외에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실물경기 둔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예금보장 한도 확대와 은행의 자본확충 대책처럼 미국과 유럽국가에서 채택한 금융대책도 사태가 악화되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대책은 이번 금융시장 안정대책에서 빠졌다.

금융 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붙는 것에 대한 방안은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대책(22일)과 함께 재정을 조기 지출하는 카드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