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고루 융합한 연주음악을 뜻하는 '뉴에이지(new age)'음악, 뉴에이지 아티스트로는 조지 윈스턴, 유키구라모토, 이루마, 김광민, 장세용 등 남성 피아니스트들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두 달 전부터 온라인 뉴에이지 음악 차트에서 연이어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여성 피아니스트의 곡이 있다. 전수연의 '퍼햅스 러브(Perhaps Love)'
전수연씨는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이자 국내에서는 드물게 여성 뉴에이지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이다.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존 덴버의 곡 '퍼햅스러브'를 청아한 목소리로 직접 연주하고 불러 네티즌 사이에서 '초록빛 세상을 꿈꾸는 아름다운 피아니스트'라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녀는 2005년에 1집 앨범 'Sentimental Green'을 발매한 뒤 2집 '꽃'에 이어 올해 3집 '바람결에 민들레가...'를 발표하면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제 서른이 된 젊은 교사 전씨는 10년 넘게 피아노를 취미로 배웠다. 그는 피아노를 만질 수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집에 있는 피아노만 4대다. 뿐만 아니라 대학 때 배웠던 가야금과 해금, 점토로 만든 취주악기 오카리나도 있다. 6년 전 임용고시에 합격, 교편을 잡은 이후에도 음악은 늘 그녀의 일상이었다.
뉴에이지 음악은 학교에서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들으면서 접하게 됐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뉴에이지 곡들을 수정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렇게 한 번도 배우지 않았던 작곡을 시작하게 됐다. 그녀의 피아노 소리는 맑고 밝다. 대부분 피아노 고음부를 이용해 곡을 만든다. 학교에서 함께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음악에 담아내기 때문이다.
"제 곡은 대부분 아이들로부터 나와요. 아이들의 희망과 꿈, 아픔과 환희를 실어 곡을 쓰거든요. 앞으로 나올 음반들에도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을 담을 예정입니다."
실제 지금까지 그녀의 곡은 갑자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제자를 추모하기 위해, 웃음을 잃은 제자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은빛돌고래처럼 아름다운 아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번 3집에 실린 '초록갈매기의 꿈'이란 곡은,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고 땀구멍이 없는 병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경찰을 꿈꾸며 열심히 살고 있는 한 제자를 위해 만들었다고 하낟.
"그 아이는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았지만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실제 초록갈매기는 세상에 없다고 하지만 그 아이의 꿈이 꼭 이뤄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에서 이 곡을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전씨는 제자들과 함께 무대에 서기 시작했다. 지난 6월 2일 매진을 기록한 서울 KT아트홀 공연에서 전씨는 아이들과 함께 두곡의 노래를 함께 불러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앞으로는 음반 작업에도 아이들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아이들의 맑은 영혼을 피아노곡으로 담아내고 있는 전수연 피아니스트, 그녀의 청아하고 따뜻한 피아노 선율을 들으며 전씨가 바라는 초록빛 세상을 함께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