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 Articles

위피의 폐지와 존속

<위피의무화 `존속이냐, 폐지냐`>

기사입력 2008-07-31 08:00 / 디지털타임스 / 조성훈기자




외산 단말기 국내진입 앞두고 찬반격론

이해집단 대립… 방통위 의견수렴 나서


노키아ㆍ소니에릭슨 등 외산단말기의 국내 진입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형 무선인터넷플랫폼인 위피(WIPI) 의무화정책의 지속여부를 놓고 찬반론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소비자의 단말 선택권을 강화하고 고비용 이동통신 산업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위피 폐지에 전향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반면, 외산 단말기 국내진출이 단말 내수시장은 물론 통신콘텐츠 및 서비스 시장의 개방을 의미하는 만큼 당분간 존속시켜야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국내 이통사와 제조사, 해외제조사, 솔루션, 플랫폼, 콘텐츠, 소비자 등 7개 이해집단별로 의견을 수렴, 위피 도입 당시 취지나 경위, 공과(功過), 현상황 등을 심층 조사했다. 방통위는 내달 중순까지 의견을 수렴할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위피 찬반 논란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표면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제조사들을 의식한 때문이지만 SK텔레콤이 노키아ㆍ소니에릭슨 등 외산단말기 도입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내부 입장은 폐지 쪽에 가깝다. 아이폰 도입에 열의를 보이는 KTF는 완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해외 단말기가 들어오면 선택권이 늘어나는 만큼 폐지쪽 의견이 다수다.

위피 폐지에 적극적인 이통사 한 관계자는 "심비안이나 안드로이드, 애플X OS 등 글로벌 플랫폼이 개방화 추세인데 폐쇄적 구조인 위피는 존속하기 어렵다"며 "콘텐츠 업체들도 장기적으로 심비안ㆍ리눅스 같은 사실상의 글로벌 표준(디펙터) 플랫폼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심비안이 글로벌 제조사와 칩셋ㆍ솔루션업체, 이통사를 규합해 오픈소스화에 나서며 세를 불리고 있고, 애플도 3G 아이폰용 소프트웨어 개발툴을 공개해 앱스토어에는 현재 외부업체나 개인이 개발한 솔루션과 콘텐츠가 1700여종이 넘는다.

반면 CDMA 사업자인 LG텔레콤은 단말 수급에서 소외될 것을 우려해 현 의무화 정책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내 제조사와 콘텐츠 및 솔루션 업계는 위피 의무화 존속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한국모바일게임산업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키아나 애플 아이폰 등이 국내 진입할 경우 해외 콘텐츠 업체와의 경쟁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원단체들도 지난해 논위피 MP3폰 출시 전례를 감안, 불법음원 확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몇몇 이통사는 위피와 논위피폰 출시 비율을 정해 총량을 제한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신 이통사는 논위피폰 출시비율에 따라 기금을 걷어 국내 중소업체들의 자사 콘텐츠나 서비스를 글로벌 플랫폼에 맞게 변환 또는 신규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이통사 해외진출시 동반진출을 의무화하거나 유도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임성순 위피진흥협회장은 "논위피폰 출시 비율은 결국 외산단말기 물량을 정하는 것인 만큼 국내 제조사들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플랫폼 개방이 통신시장의 큰 흐름이긴 하지만 위피 폐지는 막대한 후폭풍이 예상되는 만큼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